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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쿰부 3Pass 3Ri 트레킹 4일차 (팡보체~소마레~딩보체) 밤새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뒤척이다 날이 밝았다. 해발 고도가 4000미터에 육박하면서 자다가도 숨이 차서 깨기를 반복하고 평소와 달리 꿈을 많이 꾸게 된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다 보니 그 결과는 고스란히 다음날 컨디션에 영향을 준다.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마을을 굽어보고 있는 설산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다. 트레킹 4일차다. 오늘은 해발 3930m의 팡보체를 떠나 해발 4410m의 딩보체까지 가는 일정이다. 요즘 4월말인데도 오전엔 화창한 날씨를 보이다가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구름이 몰려들고 때론 빗방울까지 떨어지곤 한다.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아침 일찍 트레킹을 시작해서 2~3시경에는 숙소에 들어가는게 낫다. 해발 4010m의 소마레를 지난다. 드디어.. 2023. 5. 17.
네팔 쿰부 3Pass 3Ri 트레킹 3일차 (남체~풍기텡가~텡보체~팡보체) 남체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어본다. 해발 6093미터의 콩데가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일찌감치 아침을 챙겨먹고 어젯밤 묵었던 롯지를 빠져나와 3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고소 적응을 위해 에베레스트 뷰 호텔까지 다녀오며 남체에서 하루 더 머무는 여유를 갖지만... 14일만에 3패스를 넘어야 하는 일정상 일단 남체에서의 고소 적응일은 건너뛰고 몸 상태를 봐가며 일정을 조정하기로 한다. 남체 마을 끝자락에 올라 콩데와 눈인사를 나누고 오늘의 목적지, 팡보체를 향해 출발한다. 콩데가 우리와의 작별이 아쉬웠는지... 한동안 수줍은 듯 산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언덕 위에 올라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쉬어가며... 여지.. 2023. 5. 11.
네팔 쿰부 3Pass 3Ri 트레킹 2일차 (팍딩~몬조~남체바자르) 트레킹 2일째다. 어제는 거의 워밍업 수준으로 완만한 내리막 길을 따라 고도를 230미터 정도 내려왔다면... 오늘은 830미터를 끌어 올려 해발 3440미터의 남체 바자르까지 가야하는 일정이다. 아침일찍 일어나 롯지 주변을 둘러본다. 산중생활이란게 어두워지면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자연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가 된다. 아침을 챙겨먹고 일찌감치 남체를 향하여 출발...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타르초들... 어릴적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만국기마냥 타르초가 많은 지역을 지날때면 괜시리 기분이 편안해지고 밝아진다. 슈퍼맨 같은 포터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고산의 산길을 저런 거대한 등짐을 지고도 트레커들을 앞질러 오른다. 다시 만난 체크포인트. 트레커들 신원을 체크하는데 모든건 가이드.. 2023. 5. 9.
네팔 쿰부 3Pass 3Ri 트레킹 1일차 (카투만두~루클라~팍딩)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이다. 새벽 5시... 호텔 로비에서 가이드를 만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수속과 보안검색을 마치고 비행기를 마주하는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경비행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비행기치곤 적어도 너무나 적다. 게다가 연세도 상당해 보인다^^ 과연 저 비행기가 산악지대 위를 잘 날아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몰려온다. 탑승이 시작되고... 비행기 내부는 버스 보다도 좁다. 비행기가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하고 나도 모르게 두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루클라 공항에 안전하게 내려 앉는다. 이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아찔한 경험이었다.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 지릴뻔 했다ㅋㅋ 하산할때 저 비행기를.. 2023. 5. 1.
순탄지 않았던 히말라야 가는 길 히말라야로 가는 길은 출발부터가 순탄지 않았다. 출국 당일 새벽 5시. [국제발신]이라 적힌 영어 문자 한 통이 날아든다. 그 순간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밀려온다. 혹시 피싱은 아닐까? 하지만 오늘이 출국이니 열어보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빗겨가지 않고 왜 이리도 잘 들어 맞는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에어인디아가 1시간 20분 정도 지연된다는 소식이다. 이런 젠장... 인도 델리공항에서 환승시간이 2시간 40분 밖에 안되는데 비행기가 1시간 20분 지연되면 결국 환승시간이 1시간 20분 밖에 안된다는 뜻. 그 비상식적이고 비효율적인 인도에서 1시간 20분만에 환승이 가능할까? 하지만 뭐... 어쩔겨?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여기서 걱정해봐야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일단.. 2023. 4. 18.
설악산 겨울산행 2일차 (중청대피소 ~ 희운각대피소 ~ 천불동계곡 ~ 설악동) 겨울산은 중독성이 강하다. 눈꽃이나 상고대로 가득한 겨울산을 한 번이라도 올라본 사람이라면 그 감동을 잊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하얀 눈길 위를 걷는 발걸음 또한 빠져 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다. 설악의 품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새벽 몸을 일으켜 대피소 마당으로 나간다. 하늘엔 짙은 먹구름으로 가득하고 산 위엔 눈발이 날리고 있다. 대청봉 정상 부근에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오르고 있는 산객들의 랜턴 불빛이 보인다. 대피소 복도에 설치된 기상실황 전광판. 새벽 5시 현재 기온은 영하 10도, 풍속은 6m/s를 나타내고 있다. 체감온도 환산표를 보니 현재 체감온도가 영하 22도라고... 후덜덜덜~ㅋ 현재 날씨와 일기예보로 보건대 오늘 일출은 어차피 물 건너 간 듯 싶.. 2023. 2. 18.
설악산 겨울산행 1일차 (한계령 ~ 대청봉 ~ 중청대피소) 한겨울 설악으로 간다. 3년전 설날 연휴에 걸었던 설악산 눈꽃산행... 그 때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어 또 다시 겨울산을 오른다. 산행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맛과 멋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북이 쌓인 눈길을 걷는 겨울산행이야말로 최고의 산행으로 꼽는다. 더욱이 눈꽃이나 상고대와 함께라면 더없이 완벽한 산행이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시외버스 첫차를 타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한계령 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든든하게 먹을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너무 일러 식당이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 결국 유부우동 한그릇과 호떡 3개로 배를 채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한국인은 밥심인데...ㅠ.ㅠ 한계령 108계단을 올라서자마자 시작부터 아이젠을 사용해야 할만큼 눈이 두텁.. 2023. 2. 5.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한 새해 첫 일출 2023년 계묘년 새해 첫 일출을 보고자 지리산 천왕봉으로 향한다. 1월1일 새벽 3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뿐만 아니라, 경찰들과 산악구조 대원들까지 나와서 산객들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동절기 입산 시간이 새벽 4시라는건 잘 알지만... 새해 첫날 일출 산행하는 산객들을 위해서 조금은 융통성 있게 입산 시간을 조절할 줄 알았는데...ㅠ.ㅠ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산객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국공 직원들에게 항의도 해 보고 사정도 해 보지만 씨알도 안먹힌다ㅋㅋ 이태원 참사 여파로 안전사고에 대비한 조치라나 뭐라나...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우르르 올라가면 더 위험할 것 같은데... 한라산에서는 새해 첫날에 한해 야간산행을 허용한다는 뉴스도 들었는데... 2023. 1. 15.
설악산의 단풍 명소 흘림골과 주전골 무척이나 그리웠다. 가을 단풍산행... 약 10여년 전 4월 우리 나라와는 계절이 반대인 파타고니아의 엘찰텐 트레킹 중, 우연히 만났던 4월 단풍에 홀딱 반해 그 후로 매년 가을만 되면 단풍과의 만남을 고대했지만... 한국에 들어와 살면서 가을철이 일 년 중 가장 바쁜 직업 특성상 단풍철 산행은 엄두 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렵사리 기회를 만들어 떠난 이 번 설악산 단풍산행... 과연 명불허전이다!!! 역시나 설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향한다. 2시간을 넘게 달린 버스는 9시가 조금 못되어 오색 흘림골에 닿는다. 흘림골 입구는 단풍을 즐기려는 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사전예약 확인을 하고 2015년 낙석사.. 2022. 11. 7.
지리산 성대종주 42km(성삼재~대원사), 종주 2일차 종주 2일차(18.8km) 세석 대피소 -> 장터목 대피소 -> 천왕봉 -> 중봉 -> 치밭목 대피소 -> 유평 -> 대원사 주차장 넉넉하게 품어준 지리산의 아늑한 품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종주 2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오늘은 지리산의 제1봉 천왕봉과 제2봉 중봉을 넘어 대원사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새벽 4시 30분 세석 대피소를 떠나 장터목 대피소로 향한다. 애초 계획은 3시경에 출발해서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보고자 했으나, 2시쯤 일어나 밖에 나와 보니 하늘엔 별 하나 보이지 않고 짙은 구름으로 가득하다. 날씨를 핑계로 뭉그적거리다 결국 4시 30분이 되서야 출발한다. 헤드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땅만 보고 걷기를 한 시간 가량...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혹시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 2022. 10. 10.
지리산 성대종주 42km (성삼재~대원사), 종주 1일차 종주 1일차 (23.1km) 성삼재 -> 노고단 고개 -> 삼도봉 -> 연하천 대피소 -> 벽소령 대피소 -> 세석 대피소 딱 2년만이다. 지리산과의 만남이... 2년 전 추석 연휴 때 코로나로 인해 대피소가 폐쇄되면서 부득이하게 무박당일로 걸었던 성중종주 33.4km(성삼재~중산리). 왠지모를 아쉬움이 항상 마음 속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대피소가 개방되면서 다시 지리산으로 향한다. 애초 화대종주 47km(화엄사~대원사)를 마음 속에 두었지만, 추석 연휴 탓인지 구례로 가는 차표를 구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성삼재로 들머리를 변경... 아무리 꿩 대신 닭이라지만 여전히 마음 속 한켠에 미련이 남는 건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닐터... 지리야! 기다리거라. 언제라고 장담할순 없겠지만 또 보자꾸나. 추석 연휴.. 2022. 9. 18.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 (1구간 천아숲길 ~ 2구간 돌오름길) 매일 같이 집과 직장이라는 한정된 영역 안에서 정해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히 그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된다. 사고도 그 안에 머물게 되고 행동도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쉽상... 때론 집과 직장이 아닌 미지의 장소로 떠나 낯선 이들과 어울리므로써 선입관을 내려 놓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크게 뜨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산행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이 아니라, 한라산의 속살을 들여다 보기 위해 둘레길을 따라 한라산 깊숙히 들어간다. 한라산 둘레길 1구간 천아숲길과 2구간 돌오름길을 걸을 생각이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40번 버스를 타고 한라산 둘레길에서 내려 천아수원지까지 걸어 들어간다. 1100도로변에서 천아수원지까지 2.2km,.. 2022. 9. 3.
8월의 한라산, 그 녹음 속으로 이 쯤되면 제주병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 백록담을 만나고 온지 불과 2달... 또 다시 비행기에 오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코로나로 인해 히말라야 병을 제 때에 치료하지 못하면서 탈출구로 제주행을 택한 듯... 대를 이어 간다는 신병도 아닐진대... 어쩌면 살아 남기 위한 발버둥일지도... 이번엔 어리목 탐방로를 들머리로 잡는다.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 분기점을 찍고, 영실 탐방로를 통해 하산할 예정이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240번 버스 첫차를 타고 어리목 입구에서 내린다. 1100도로를 건너 15분 쯤 걸어 올라가니 어리목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등산로 초입은 어느 코스나 별반 다르지 않은 전형적인 한라산 숲길이다. 한라산 어딜 가든 키작은 조릿대가 오랑캐처럼 점.. 2022. 8. 18.
3년만에 다시 만난 한라산 백록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이,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다.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뭐... '일상탈출'이랄까? 물론... 뛰어봤자 벼룩이고 도망을 간들 부처님 손바닥 안이 듯, 그래봤자... 탈출의 끝은 어느 산자락 정도 일테지만 말이다. 무에 그리도 벗어나고픈 게 많아 요란을 떠느냐고 질책하는 이도 있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떠난 그 곳에 산이 있고 그 산을 에둘러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길 위에도 고단함은 널려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5시 30분 이른 새벽... 한라산 관음사지구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한다. 거의 2년만에 한라산을 다시 찾았다. 2년 전 여름 휴가 때 성판악으로 올.. 2022. 7. 6.
40년만에 개방한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과 금강바윗길 오랜만에 누려보는 느리고 호젓한 산행길이다. 속도를 늦추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욕심을 버리면 더 많이 느낄 수 있는데... 언제나 빠듯한 일정에 쫒겨 정상만 바라보고 내달리다시피 했으니... 오늘 산행은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무릉계곡 두타산으로 간다. 그런데... 어라? 입장료가 있다고 들었는데... 매표소가 닫혀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구나^^ 액수가 크던 적던... 공짜는 역시 달콤하다ㅋㅋ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부처님 감사합니다ㅎㅎ 오늘 코스는 두타산 정상이 아니라, '한국의 장가계'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베틀바위 산성길로 향한다. 그 동안 길이 워낙 험하고 위험구간이 많아서 극소수의 등반가들만이 베틀바위을 보기 위해 무리하게 오르던 길.. 2022.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