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트레킹/2025 메라피크

세번째 히말라야를 만나러 가는 길 (3일차~4일차)

호야(Ho) 2025. 4. 28. 14:16

      
새벽까지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얼핏 잠이 든 것 같은데
        
전화 벨소리에 깜짝놀라 깨어보니
새벽 3시 40분
가이드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가이드와는 5시~5시 반 사이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 싶어 받아보니
      
우리가 타고 갈 살레리행 지프가
승객들 픽업순서를 바꿔
우리를 제일 먼저 픽업하러 오는 바람에
20분 후에 호텔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허겁지겁 준비를 마치고
지프에 올라타자,
      
2시간 동안
카투만두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예약된 승객 9명을 모두 태운 후에야
6시가 되어 본격적으로 출발을 한다.
      
        

        
카투만두 시내를 벗어나자,
도로 곳곳에서 차량 통제를 해가며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숨을 쉬기 힘겨울 정도로
흙먼지가 주변을 뒤덮는다.
      
        

        
얼마쯤 달리다
허름한 건물 앞에 멈춰선다.
      
휴게소인 모양이다.
여기서 아침을 먹는다.
        
        

        
현지인들을 위한 로컬음식이다.
        
몇가지 음식을 펼쳐놓고
손님이 선택한 음식을 담아준다.
      
나는 감자와 콩 요리, 그리고 커리를,
가이드는 삶은 계란 2개를 주문한다.
      
이렇게 해서 300루피를 받는다.
한화로 약 3000원 정도.
        
        

        
우리 지프에는
총 10명의 장정들이 타고 이동 중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별 문제가 없으나
뒷좌석에는 4명의 장정들이
옴짝달싹 못하고 끼어앉아
      
지프가 좌우로 요동칠 때마다
양쪽 어깨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비명소리가 연신 터져 나온다.
      
      

      
또 다시 쉬어가는 시간.
      
허름한 상가 앞에 멈춰선다.
      
      

      
여기도 휴게소인 모양이다.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몇가지 스낵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고
      
한쪽에서는 아주머니가 즉석에서
생과일 쥬스를 만들어 판다.
      
      

      
이 곳에서 위생 따위는 사치인 모양이다.
        
맨손으로 주물떡 주물떡해서
갈아주는 생과일 쥬스.
      
아주머니 손맛인지ㅋㅋ
새콤달콤 맛은 괜찮다.
      
한잔에 150루피.
한화로 약 1500원 정도.
      
        

        
또 다시 출발한 지프.
      
앞차와의 간격이 가까와지면
앞차의 흙먼지 세례를
온통 뒤집어 쓰기 일쑤다.
        
때문에 네팔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는 필수 휴대품.
      
        

        
네팔은 매년 여름 우기시즌이 되면
홍수로 인해 도로 유실이 많다.
        
특히나 강변을 따라 위치한 도로는
대부분 유실되어서
아직까지도 도로 복구 공사를 하느라
        
강바닥으로 임시 우회도로를 개설해
차량을 통행시키고 있다.
          
          

      
새벽 4시 지프에 올라탄지
13시간 30분만이다.
      
살레리에 도착해서
지붕 위에 실어두었던 배낭을 내린다.
        
      

        
살레리에 아는 호텔이나 롯지가 없으니
그저 가이드가 안내 하는대로
따라 들어간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산악지대에 들어서지 않아서인지
핸드폰 충전이나 Wi-Fi가 무료다.
      
        

      
2년전의 기억을 더듬어
저녁으로 세르파스튜를 주문했는데
기억 속의 그 맛이 아니다.
      
커리 국물에 각종 야채와 감자를 넣고
삶은 듯하다.
      
2년 사이 내 입맛이 변한건지ㅋㅋ
      
      

      
다음날 아침,
아침을 챙겨먹고 또 다시 지프에 오른다.
      
히말라야의 험한 산악지역에
물자와 주민들을 실어나르는 로컬 지프다.
      
살레리를 떠나
본격적인 트레킹의 출발지점인
카리콜라로 가기 위함이다.
      
      

      
출발은 그런대로 순조롭다.
      
운전석 옆 조수석에 현지인 청년 2명,
뒷좌석에는 장정 4명에다 꼬맹이 한명,
총 8명이다.
      
어차피 꼬맹이는 아빠 무릎에 앉히면 되니.
      
      

        
진정한 산악도로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
      
산을 깎아내어 만든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산악도로를 따라
꾸불꾸불 돌고돌아 오르내리는 길.
      
운전자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차량 바퀴를 주시하면서
장애물을 피해가며 운전을 한다.
      
        

        
마주오는 차와 맞닥뜨리게 되면
한쪽이 후진하면서
교행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
        
그들의 현란한 운전기술과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민첩한 손놀림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운전기술마저 험한 산악지형에
특화 진화한 모양이다.
      
      

      
도중에 현지인 두 사람을 또 태운다.
그것도 화물 적재함에ㅋㅋ
      
적재함에 올라타는 사람이나 운전자나
모두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이동수단이 많지 않은 산악지대다 보니
늘상 있는 일인가 보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
      
모두들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거나 숲 속으로 사라진다.
일명 자연 화장실을 찾아가는 것.
      
        

        
이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도중에 식사할 수 있는
유일한 식당이다 보니
      
대부분의 차량이 이 곳에 멈춰
점심을 먹는다.
      
그러고 보니 점심 사진이 없네ㅋㅋ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조수석에 아주머니 한분을 더 태운다.
        
조수석에만 3명ㅋㅋ
청년 한명은 친구 무릎 위에 앉았다.
      
이거야~ 원~~
닭장버스도 아니고ㅋㅋ
      
        

        
공사 현장을 지나던 중,
        
마주오던 트럭 한대가 멈춰서더니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도로 위에 떨어진 돌들을
스스로 치우고 지나간다.
      
공사장 인부들은
차량 통행이야 내 알바가 아니라는 듯
거들떠 보지도 않고 공사에만 집중한다.
      
          

        
뒤이어
우리 차 운전기사도 차에서 내려
스스로 돌을 치우고 지나가는걸 보면
이 곳에서는 당연한 문화인 모양이다.
      
우리 한국 같았으면
공사장 인부들에게 노발대발하거나
주무관청에 민원을 제기했을텐데ㅋㅋ
      
      

        
이렇게 해서
살레리를 출발한지 6시간만에
카리콜라 나마스떼 롯지에 도착한다.
        
집을 나선지 꼬박 4일간의 이동 후에야
히말라야 품 속에 들어선 셈이다.
        
이제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트레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