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묻는다.
같은 폭포를 두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을 넘나 들면서까지
굳이 번거롭게 양쪽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필자는 'Yes'라고 답하고 싶다.
국경을 넘어 브라질쪽에서 바라본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쪽에서 보는 폭포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과수 국립공원 내의 270여개의 폭포 중
규모가 크고 물줄기가 센 녀석들은
대부분 아르헨티나쪽에서 떨어진다.
때문에 아르헨티나쪽에서는
바로 코 앞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물의 장벽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굉음과 세찬 물줄기로 인해
대자연의 웅장함을 실감할 수 있다.
반면에 브라질쪽에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이과수 폭포는
마치 병풍처럼 펼쳐지며 끝없이 이어지는 폭포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것이 바로 양쪽을 다 봐야
이과수 폭포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어제는 웅장한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를 만나 봤고
오늘은 국경을 넘어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를 만나러 간다.
아르헨티나의 뿌에르또 이과수 버스 터미널에서
브라질의 포스 두 이과수행 버스를 타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국경을 넘는다.
중간에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고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여기서 입장료를 납부한 후,
밖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산책로 입구에 도착한다.
▲ 산책로 입구로 걸어 들어가니,
강 건너편으로 짙푸른 녹음 속에
화려한 폭포의 전경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끝없이 펼쳐진다.
▲ 산책로 아래쪽에서는
보트 투어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 안에 들어온다.
숲과 계곡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숲을 하나 하나 지날 때마다
새로운 폭포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그 위용을 드러낸다.
▲ 산책로 중간 중간 마련된 폭포 전망대에서는
관광객들이 강 건너에 펼쳐진 아름다운 장관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 강 위쪽에 물보라가 연기처럼 피어 오르는 곳이
바로 악마의 목구멍...
어제 아르헨티나쪽에서
마치 나의 영혼까지도 빨아드릴 기세로 내리꽂던
바로 그 악명 높은 녀석이다.
▲ 아름다운 폭포들의 행렬을 감상하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저만치 강 위로 놓인 철제다리가 나타난다.
▲ 이제부터는 그 동안 눈으로만 보아 왔던 폭포를
직접 몸으로 느껴 볼 차례...
다리 위에 올라서는 순간
사방에서 날라드는 물보라 때문에
금방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고야 만다.
▲ 강 가운데로 이어진
철제 다리를 따라 걷는다.
안개 같던 물보라는
다리 끝으로 갈수록 우박처럼 커진다.
▲ 옷이며 카메라를 공격하는 물세례를 맞으면서도
사람들은 미치도록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철제다리 입구에는 비옷을 파는 곳도 있지만
비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예 수영복 차림인 사람들도 많다.
벗거나 홀딱 젖거나 둘 중 하나...
▲ 3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 정글의 더위는
어디론가 사라진지 오래다.
이젠 오히려 몸에 한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사람들은 좋다며
깔깔대고 마냥 신이 난 표정들이다.
마치 비오는 날 옷이 흠뻑 젖도록
물장구치며 함박웃음을 짓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 분명히 뿌옇게 나올 거라는 걸 알면서도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을 카메라에 담느라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 위쪽 폭포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철제다리 바로 밑에서
새로운 폭포가 되어 다시 떨어진다.
그야말로 2단폭포...
뒤쪽에서는 우박 같은 물방울이 덥치고
바로 발 밑에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다시 폭포를 이루어 떨어져 내리니
혼이 빠질 정도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 폭포에서 떨어져 내린 물줄기는
새찬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강으로 흘러 흘러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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