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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겨울산행 2일차 (중청대피소 ~ 희운각대피소 ~ 천불동계곡 ~ 설악동) 겨울산은 중독성이 강하다. 눈꽃이나 상고대로 가득한 겨울산을 한 번이라도 올라본 사람이라면 그 감동을 잊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하얀 눈길 위를 걷는 발걸음 또한 빠져 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다. 설악의 품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새벽 몸을 일으켜 대피소 마당으로 나간다. 하늘엔 짙은 먹구름으로 가득하고 산 위엔 눈발이 날리고 있다. 대청봉 정상 부근에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오르고 있는 산객들의 랜턴 불빛이 보인다. 대피소 복도에 설치된 기상실황 전광판. 새벽 5시 현재 기온은 영하 10도, 풍속은 6m/s를 나타내고 있다. 체감온도 환산표를 보니 현재 체감온도가 영하 22도라고... 후덜덜덜~ㅋ 현재 날씨와 일기예보로 보건대 오늘 일출은 어차피 물 건너 간 듯 싶.. 2023. 2. 18.
설악산 겨울산행 1일차 (한계령 ~ 대청봉 ~ 중청대피소) 한겨울 설악으로 간다. 3년전 설날 연휴에 걸었던 설악산 눈꽃산행... 그 때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어 또 다시 겨울산을 오른다. 산행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맛과 멋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북이 쌓인 눈길을 걷는 겨울산행이야말로 최고의 산행으로 꼽는다. 더욱이 눈꽃이나 상고대와 함께라면 더없이 완벽한 산행이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시외버스 첫차를 타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한계령 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든든하게 먹을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너무 일러 식당이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 결국 유부우동 한그릇과 호떡 3개로 배를 채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한국인은 밥심인데...ㅠ.ㅠ 한계령 108계단을 올라서자마자 시작부터 아이젠을 사용해야 할만큼 눈이 두텁.. 2023. 2. 5.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한 새해 첫 일출 2023년 계묘년 새해 첫 일출을 보고자 지리산 천왕봉으로 향한다. 1월1일 새벽 3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뿐만 아니라, 경찰들과 산악구조 대원들까지 나와서 산객들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동절기 입산 시간이 새벽 4시라는건 잘 알지만... 새해 첫날 일출 산행하는 산객들을 위해서 조금은 융통성 있게 입산 시간을 조절할 줄 알았는데...ㅠ.ㅠ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산객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국공 직원들에게 항의도 해 보고 사정도 해 보지만 씨알도 안먹힌다ㅋㅋ 이태원 참사 여파로 안전사고에 대비한 조치라나 뭐라나...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우르르 올라가면 더 위험할 것 같은데... 한라산에서는 새해 첫날에 한해 야간산행을 허용한다는 뉴스도 들었는데... 2023. 1. 15.
설악산의 단풍 명소 흘림골과 주전골 무척이나 그리웠다. 가을 단풍산행... 약 10여년 전 4월 우리 나라와는 계절이 반대인 파타고니아의 엘찰텐 트레킹 중, 우연히 만났던 4월 단풍에 홀딱 반해 그 후로 매년 가을만 되면 단풍과의 만남을 고대했지만... 한국에 들어와 살면서 가을철이 일 년 중 가장 바쁜 직업 특성상 단풍철 산행은 엄두 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렵사리 기회를 만들어 떠난 이 번 설악산 단풍산행... 과연 명불허전이다!!! 역시나 설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향한다. 2시간을 넘게 달린 버스는 9시가 조금 못되어 오색 흘림골에 닿는다. 흘림골 입구는 단풍을 즐기려는 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사전예약 확인을 하고 2015년 낙석사.. 2022. 11. 7.
지리산 성대종주 42km(성삼재~대원사), 종주 2일차 종주 2일차(18.8km) 세석 대피소 -> 장터목 대피소 -> 천왕봉 -> 중봉 -> 치밭목 대피소 -> 유평 -> 대원사 주차장 넉넉하게 품어준 지리산의 아늑한 품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종주 2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오늘은 지리산의 제1봉 천왕봉과 제2봉 중봉을 넘어 대원사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새벽 4시 30분 세석 대피소를 떠나 장터목 대피소로 향한다. 애초 계획은 3시경에 출발해서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보고자 했으나, 2시쯤 일어나 밖에 나와 보니 하늘엔 별 하나 보이지 않고 짙은 구름으로 가득하다. 날씨를 핑계로 뭉그적거리다 결국 4시 30분이 되서야 출발한다. 헤드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땅만 보고 걷기를 한 시간 가량...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혹시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 2022. 10. 10.
지리산 성대종주 42km (성삼재~대원사), 종주 1일차 종주 1일차 (23.1km) 성삼재 -> 노고단 고개 -> 삼도봉 -> 연하천 대피소 -> 벽소령 대피소 -> 세석 대피소 딱 2년만이다. 지리산과의 만남이... 2년 전 추석 연휴 때 코로나로 인해 대피소가 폐쇄되면서 부득이하게 무박당일로 걸었던 성중종주 33.4km(성삼재~중산리). 왠지모를 아쉬움이 항상 마음 속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대피소가 개방되면서 다시 지리산으로 향한다. 애초 화대종주 47km(화엄사~대원사)를 마음 속에 두었지만, 추석 연휴 탓인지 구례로 가는 차표를 구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성삼재로 들머리를 변경... 아무리 꿩 대신 닭이라지만 여전히 마음 속 한켠에 미련이 남는 건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닐터... 지리야! 기다리거라. 언제라고 장담할순 없겠지만 또 보자꾸나. 추석 연휴.. 2022. 9. 18.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 (1코스 천아숲길 ~ 2코스 돌오름길) 매일 같이 집과 직장이라는 한정된 영역 안에서 정해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히 그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된다. 사고도 그 안에 머물게 되고 행동도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쉽상... 때론 집과 직장이 아닌 미지의 장소로 떠나 낯선 이들과 어울리므로써 선입관을 내려 놓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크게 뜨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산행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이 아니라, 한라산의 속살을 들여다 보기 위해 둘레길을 따라 한라산 깊숙히 들어간다. 한라산 둘레길 1코스 천아숲길과 2코스 돌오름길을 걸을 생각이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40번 버스를 타고 한라산 둘레길에서 내려 천아수원지까지 걸어 들어간다. 1100도로변에서 천아수원지까지 2.2km,.. 2022. 9. 3.
8월의 한라산, 그 녹음 속으로 이 쯤되면 제주병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 백록담을 만나고 온지 불과 2달... 또 다시 비행기에 오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코로나로 인해 히말라야 병을 제 때에 치료하지 못하면서 탈출구로 제주행을 택한 듯... 대를 이어 간다는 신병도 아닐진대... 어쩌면 살아 남기 위한 발버둥일지도... 이번엔 어리목 탐방로를 들머리로 잡는다.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 분기점을 찍고, 영실 탐방로를 통해 하산할 예정이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240번 버스 첫차를 타고 어리목 입구에서 내린다. 1100도로를 건너 15분 쯤 걸어 올라가니 어리목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등산로 초입은 어느 코스나 별반 다르지 않은 전형적인 한라산 숲길이다. 한라산 어딜 가든 키작은 조릿대가 오랑캐처럼 점.. 2022. 8. 18.
3년만에 다시 만난 한라산 백록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이,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다.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뭐... '일상탈출'이랄까? 물론... 뛰어봤자 벼룩이고 도망을 간들 부처님 손바닥 안이 듯, 그래봤자... 탈출의 끝은 어느 산자락 정도 일테지만 말이다. 무에 그리도 벗어나고픈 게 많아 요란을 떠느냐고 질책하는 이도 있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떠난 그 곳에 산이 있고 그 산을 에둘러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길 위에도 고단함은 널려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5시 30분 이른 새벽... 한라산 관음사지구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한다. 거의 2년만에 한라산을 다시 찾았다. 2년 전 여름 휴가 때 성판악으로 올.. 2022. 7. 6.
40년만에 개방한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과 금강바윗길 오랜만에 누려보는 느리고 호젓한 산행길이다. 속도를 늦추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욕심을 버리면 더 많이 느낄 수 있는데... 언제나 빠듯한 일정에 쫒겨 정상만 바라보고 내달리다시피 했으니... 오늘 산행은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무릉계곡 두타산으로 간다. 그런데... 어라? 입장료가 있다고 들었는데... 매표소가 닫혀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구나^^ 액수가 크던 적던... 공짜는 역시 달콤하다ㅋㅋ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부처님 감사합니다ㅎㅎ 오늘 코스는 두타산 정상이 아니라, '한국의 장가계'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베틀바위 산성길로 향한다. 그 동안 길이 워낙 험하고 위험구간이 많아서 극소수의 등반가들만이 베틀바위을 보기 위해 무리하게 오르던 길.. 2022. 5. 14.
무모했던 무박당일 지리산 성중종주(성삼재~중산리) 지리산 종주!! 드디어 간다. 그 동안 몇번이나 계획했다 미루기를 반복했던가? 산불방지 기간의 입산금지가 풀리고 나니 이번엔 코로나로 인해 대피소가 폐쇄되더니 또 다시 장마철 집중호우로 입산통제, 그리고 코로나 재확산에 이어 태풍까지... 미루고 또 미루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엔 무박 당일종주를 감행하기에 이른다. 1박 2일 정도면 딱 좋을 듯한데 대피소가 폐쇄되었으니 딱히 방법이 없다. 새벽 4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당일에 33.6km를 걸어야 하는 산행길이 살짝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특히나... 산의 조망이나 경관을 즐길 마음의 여유도 없이 결국은 인내와 체력테스트가 되어 버릴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감행하는 건 나의 오기인지 객기인지...^^ 성삼재에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40분쯤 지나 노고.. 2020. 10. 26.
겨울산의 매력 속에 빠져들다 [설악산] 짜릿한 지옥이냐 지루한 천국이냐 선택의 갈림길에 서면 난 언제나 주저없이 짜릿한 지옥을 선택할 것이다. 잔잔하게 고여 있는 물이 되기 보다는 샘처럼 솟구치는... 역동적인 삶이고 싶다. 일상의 따분함을 떨쳐내고 느슨해진 삶의 끈을 팽팽하게 당기고자, 반년만에 다시 설악산을 찾.. 2020. 2. 8.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한 몸 만들기 산행 [한라산]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꿈만 꾸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꿈은 한낱 망상에 불과하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다녀온 이후로 오랫동안 마음 속 한켠을 차지하고 있어도 바쁘다는 핑게로...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미뤄왔던 히말라야의 에베.. 2019. 10. 20.
구름이 노니는 길, 창산의 운유로를 걷다 [중국] 리장과는 같은 듯 다른 분위기를 지닌 따리... 짧은 일정 속에서도 굳이 이 곳을 찾은 이유는 따리고성을 에워싸고 있는 창산 트레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창산은 따리고성을 굽어보고 있는... 길이 48km 정도의 히말라야 산맥 끝자락으로 최고봉은 4,000m를 넘는다. 창산이 특별히 매력적.. 2018. 9. 26.
두 얼굴을 가진 리장고성의 낮과 밤 [중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언제든 떠나고 싶을 때 훌쩍 떠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마는... 한국에 들어와 얽매여 살아보니 그동안 외국 생활을 통해 누려온 여유와 여가가 얼마나 큰 특권이었는지 새삼 느낀다. 아직도 우리 한국에서는 삶과 일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 2017.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