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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25

덕유산 육구종주 32km 이번엔 덕유산 육구종주다. 육구종주는 전북 장수군 육십령 고개에서 무주 구천동 주차장까지 약 32km에 이르는 종주코스다.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은 탓에 오랜만에 안내산악회를 이용한다. 걷고 싶을 때 걷고 쉬고 싶을 때 쉬며 시간적 구애 없는 자유로움 속에서 걷기를 좋아하는 성향으로 인해 시간적 제약이 있는 산악회 버스를 즐겨 이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은 탓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벽 2시 반이 조금 지난 시각. 산악회 버스는 육십령 고개에 도착해서 산객들을 내려주고 떠난다. 육십령 휴게소 한켠에서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이고 헤드랜턴 스틱 등 채비를 갖춰 덕유산 속으로 몸을 던져 넣는다. 종주 시작부터 길이 심상치가 않다. 급경사의 바위 너덜길을 나무 밑동에 묶.. 2023. 11. 27.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 27km 세상살이가 그렇듯... 산행도 여행도 늘 계획대로만 흘러 가는 건 아니다. 예기치 못한 의외의 돌발변수가 자유여행의 묘미가 될 수 있고 때론 추억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설악대종주를 염두에 두고 설악산 서북 주능선길에 들어섰지만... 단풍철 밀려든 산행인파로 인한 시간지체와 궂은 날씨로 인해 공룡능선을 포기하고... 27km의 서북능선 종주로 만족해야만 했던 아쉬운 산행이 되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대진행 버스를 타고 남교리에서 하차한다. 다리를 건너 12선녀탕쉼터 뒷편으로 들어가서 남교리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한다. 야간산행금지라는 표지판이 서 있지만 문은 활짝 열려있다. 오직 헤드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땅만 보고 걷기를 2시간째... 남교리 탐방지원센터로부터 5km 지점을 통과한다. 내 .. 2023. 11. 9.
지리산 화대종주 47km (종주 2일차, 세석 대피소~천왕봉~대원사) 지난 3~4년간을 돌이켜보면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일정한 패턴으로 장거리 산행을 해 온 듯하다. 여름휴가철에는 제주도 한라산으로 구정명절이나 겨울철에는 설악산으로 그리고 추석연휴에는 지리산으로... 물론 구정명절이나 추석명절에는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종주 2일차. 세석 대피소의 이른 새벽. 웅성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깼다. 시계를 보니 3시가 조금 지난 시각. 아뿔싸~ 늦잠을 잤다ㅋㅋ 어젯밤 생각으로는 2시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3시쯤 장터목 대피소로 출발해서 대청봉에 올라 일출을 보려 했는데...ㅠ.ㅠ 그런데 헐~~ 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옳거니... 오히려 잘 되었다ㅋㅋ 어차피 일출을 못 볼거라면 잠이라도 더 자는게ㅋㅋ 아침을 챙겨먹고 비가 .. 2023. 10. 19.
지리산 화대종주 47km (종주 1일차, 화엄사~세석 대피소) 지리산 종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화대종주길에 오른다. 2020년 무박당일의 성중종주 (성삼재~중산리 33.4km), 2022년 1박2일간의 성대종주 (성삼재~대원사 42km)에 이어 이 번이 세번째 지리산 종주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경남 산청 대원사까지 약 47km를 1박2일 동안 걸어야 하는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를 탄다. 추석연휴라 고속도로가 막혀 밤 7시50분 출발예정이었던 버스는 8시 30분이 넘어서야 서울을 출발한다. 구례터미널에 도착해서 국밥이라도 한 그릇 먹고 산행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다는 말에 택시를 타고 화엄사로 향한다. 화엄사에 도착해서 아쉬운대로 서울에서 싸온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새벽 1시.. 2023. 10. 3.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 (7구간 사려니숲길 ~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 어제는 궂은 날씨로 인해 백록담을 만나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으나 오늘은 구름이 하늘을 적당히 가려 걷기에 딱 좋은 날씨를 보여준다. 2022년 여름휴가 때 걸었던 한라산 둘레길 1~2구간에 이어 오늘은 7~9구간을 걷는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남조로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내린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 사려니숲길 입출구가 위치해 있다. 7구간(사려니숲길) 10km 8구간(절물조릿대길) 3km 9구간(숫모르편백숲길) 6.6km 7구간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구에서 시작해서 9구간 한라생태숲까지 도합 19.6km가 오늘 걸을 코스. 초입부터 울창하게 우거진 원시림이 이방인을 반겨준다. 상쾌한 피톤치드가 몸 구석구석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제주의 숲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가 곧게 쭉쭉.. 2023. 9. 17.
한라산 관음사코스 우중산행 1년에 딱 한 번 뿐인 여름 휴가를 맞아 어렵사리 떠난 한라산 산행에서 비를 만나게 될 줄이야ㅠ.ㅠ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많고 많은 날 중에서 하필이면 바로 그 날이라니...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고 구라청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말 값진 경험이고 소중한 추억이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비를 맞으며 일부러 우중산행을 즐기는 산객들도 있는데... 언제 또 비 속에서 한라산에 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날씨가 좋았더라면 뙤약볕 아래 무더위 속에서 오르느라 고생 고생했을 수도 있겠다. 어찌보면 궂은 날씨가 고맙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산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의 선물로 너그러이 받아들이자. 세상만사가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 언제나 진리다... 2023. 8. 14.
설악산 겨울산행 2일차 (중청대피소 ~ 희운각대피소 ~ 천불동계곡 ~ 설악동) 겨울산은 중독성이 강하다. 눈꽃이나 상고대로 가득한 겨울산을 한 번이라도 올라본 사람이라면 그 감동을 잊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하얀 눈길 위를 걷는 발걸음 또한 빠져 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다. 설악의 품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새벽 몸을 일으켜 대피소 마당으로 나간다. 하늘엔 짙은 먹구름으로 가득하고 산 위엔 눈발이 날리고 있다. 대청봉 정상 부근에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오르고 있는 산객들의 랜턴 불빛이 보인다. 대피소 복도에 설치된 기상실황 전광판. 새벽 5시 현재 기온은 영하 10도, 풍속은 6m/s를 나타내고 있다. 체감온도 환산표를 보니 현재 체감온도가 영하 22도라고... 후덜덜덜~ㅋ 현재 날씨와 일기예보로 보건대 오늘 일출은 어차피 물 건너 간 듯 싶.. 2023. 2. 18.
설악산 겨울산행 1일차 (한계령 ~ 대청봉 ~ 중청대피소) 한겨울 설악으로 간다. 3년전 설날 연휴에 걸었던 설악산 눈꽃산행... 그 때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어 또 다시 겨울산을 오른다. 산행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맛과 멋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북이 쌓인 눈길을 걷는 겨울산행이야말로 최고의 산행으로 꼽는다. 더욱이 눈꽃이나 상고대와 함께라면 더없이 완벽한 산행이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시외버스 첫차를 타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한계령 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든든하게 먹을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너무 일러 식당이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 결국 유부우동 한그릇과 호떡 3개로 배를 채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한국인은 밥심인데...ㅠ.ㅠ 한계령 108계단을 올라서자마자 시작부터 아이젠을 사용해야 할만큼 눈이 두텁.. 2023. 2. 5.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한 새해 첫 일출 2023년 계묘년 새해 첫 일출을 보고자 지리산 천왕봉으로 향한다. 1월1일 새벽 3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뿐만 아니라, 경찰들과 산악구조 대원들까지 나와서 산객들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동절기 입산 시간이 새벽 4시라는건 잘 알지만... 새해 첫날 일출 산행하는 산객들을 위해서 조금은 융통성 있게 입산 시간을 조절할 줄 알았는데...ㅠ.ㅠ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산객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국공 직원들에게 항의도 해 보고 사정도 해 보지만 씨알도 안먹힌다ㅋㅋ 이태원 참사 여파로 안전사고에 대비한 조치라나 뭐라나...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우르르 올라가면 더 위험할 것 같은데... 한라산에서는 새해 첫날에 한해 야간산행을 허용한다는 뉴스도 들었는데... 2023. 1. 15.
설악산의 단풍 명소 흘림골과 주전골 무척이나 그리웠다. 가을 단풍산행... 약 10여년 전 4월 우리 나라와는 계절이 반대인 파타고니아의 엘찰텐 트레킹 중, 우연히 만났던 4월 단풍에 홀딱 반해 그 후로 매년 가을만 되면 단풍과의 만남을 고대했지만... 한국에 들어와 살면서 가을철이 일 년 중 가장 바쁜 직업 특성상 단풍철 산행은 엄두 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렵사리 기회를 만들어 떠난 이 번 설악산 단풍산행... 과연 명불허전이다!!! 역시나 설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향한다. 2시간을 넘게 달린 버스는 9시가 조금 못되어 오색 흘림골에 닿는다. 흘림골 입구는 단풍을 즐기려는 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사전예약 확인을 하고 2015년 낙석사.. 2022. 11. 7.
지리산 성대종주 42km(성삼재~대원사), 종주 2일차 종주 2일차(18.8km) 세석 대피소 -> 장터목 대피소 -> 천왕봉 -> 중봉 -> 치밭목 대피소 -> 유평 -> 대원사 주차장 넉넉하게 품어준 지리산의 아늑한 품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종주 2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오늘은 지리산의 제1봉 천왕봉과 제2봉 중봉을 넘어 대원사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새벽 4시 30분 세석 대피소를 떠나 장터목 대피소로 향한다. 애초 계획은 3시경에 출발해서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보고자 했으나, 2시쯤 일어나 밖에 나와 보니 하늘엔 별 하나 보이지 않고 짙은 구름으로 가득하다. 날씨를 핑계로 뭉그적거리다 결국 4시 30분이 되서야 출발한다. 헤드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땅만 보고 걷기를 한 시간 가량...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혹시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 2022. 10. 10.
지리산 성대종주 42km (성삼재~대원사), 종주 1일차 종주 1일차 (23.1km) 성삼재 -> 노고단 고개 -> 삼도봉 -> 연하천 대피소 -> 벽소령 대피소 -> 세석 대피소 딱 2년만이다. 지리산과의 만남이... 2년 전 추석 연휴 때 코로나로 인해 대피소가 폐쇄되면서 부득이하게 무박당일로 걸었던 성중종주 33.4km(성삼재~중산리). 왠지모를 아쉬움이 항상 마음 속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대피소가 개방되면서 다시 지리산으로 향한다. 애초 화대종주 47km(화엄사~대원사)를 마음 속에 두었지만, 추석 연휴 탓인지 구례로 가는 차표를 구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성삼재로 들머리를 변경... 아무리 꿩 대신 닭이라지만 여전히 마음 속 한켠에 미련이 남는 건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닐터... 지리야! 기다리거라. 언제라고 장담할순 없겠지만 또 보자꾸나. 추석 연휴.. 2022. 9. 18.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 (1구간 천아숲길 ~ 2구간 돌오름길) 매일 같이 집과 직장이라는 한정된 영역 안에서 정해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히 그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된다. 사고도 그 안에 머물게 되고 행동도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쉽상... 때론 집과 직장이 아닌 미지의 장소로 떠나 낯선 이들과 어울리므로써 선입관을 내려 놓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크게 뜨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산행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이 아니라, 한라산의 속살을 들여다 보기 위해 둘레길을 따라 한라산 깊숙히 들어간다. 한라산 둘레길 1구간 천아숲길과 2구간 돌오름길을 걸을 생각이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40번 버스를 타고 한라산 둘레길에서 내려 천아수원지까지 걸어 들어간다. 1100도로변에서 천아수원지까지 2.2km,.. 2022. 9. 3.
8월의 한라산, 그 녹음 속으로 이 쯤되면 제주병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 백록담을 만나고 온지 불과 2달... 또 다시 비행기에 오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코로나로 인해 히말라야 병을 제 때에 치료하지 못하면서 탈출구로 제주행을 택한 듯... 대를 이어 간다는 신병도 아닐진대... 어쩌면 살아 남기 위한 발버둥일지도... 이번엔 어리목 탐방로를 들머리로 잡는다.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 분기점을 찍고, 영실 탐방로를 통해 하산할 예정이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240번 버스 첫차를 타고 어리목 입구에서 내린다. 1100도로를 건너 15분 쯤 걸어 올라가니 어리목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등산로 초입은 어느 코스나 별반 다르지 않은 전형적인 한라산 숲길이다. 한라산 어딜 가든 키작은 조릿대가 오랑캐처럼 점.. 2022. 8. 18.
3년만에 다시 만난 한라산 백록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이,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다.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뭐... '일상탈출'이랄까? 물론... 뛰어봤자 벼룩이고 도망을 간들 부처님 손바닥 안이 듯, 그래봤자... 탈출의 끝은 어느 산자락 정도 일테지만 말이다. 무에 그리도 벗어나고픈 게 많아 요란을 떠느냐고 질책하는 이도 있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떠난 그 곳에 산이 있고 그 산을 에둘러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길 위에도 고단함은 널려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5시 30분 이른 새벽... 한라산 관음사지구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한다. 거의 2년만에 한라산을 다시 찾았다. 2년 전 여름 휴가 때 성판악으로 올.. 202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