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촌 트레킹/2011 후안 데 푸카4

겁없이 뛰어든 캐나다 밀림 속 47km 트레킹 (셋째 날) 어젯밤도 역시나 저녁을 먹자마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전날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데다가 하루종일 걸었으니 많이 피곤했을 터.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세상은 아직도 암흑으로 가득 차 있다. 다시 누워 잠을 청해보지만 역시나 한기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곳은 숲속 야영장이라 모닥불조차 피울 수가 없는 곳이다. 견디다 못해 텐트 안에서 가스 버너에 불을 붙여 난로로 사용했더니 공기가 좀 훈훈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텐트 밖이 밝아 오는걸 보니 내가 어젯밤엔 제밥 긴 시간을 잔 모양이다. 오늘 아침은 빵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서둘러서 길을 나선다. 그제는 21km, 어제는 19km를 걸어서 현재 위치는 40km 지점. 오늘은 7km만 걸으면 되는 여유있는 일정이다. 게다가 오늘 걸을 코스는 어.. 2011. 9. 23.
겁없이 뛰어든 캐나다 밀림 속 47km 트레킹 (둘째 날) 트레킹 첫째날부터 21km를 걷느라 무리한 탓에 얼마나 피곤했던지, 저녁을 먹자마자 거의 쓰러지다시피 텐트 안에 누웠다. 얼핏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오싹한 추위가 느껴져 눈을 떠보니 이제 겨우 두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태양이 잠든 시간을 틈타서 숲속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한낮의 따가운 햇볕을 무색케 하는 냉기가 온 몸을 근방이라도 얼려버릴 태세로 공격해 들어온다. 더구나 텐트가 여름용이다 보니 이방인을 만나 보려는 찬 바람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다. 그 추운 파타고니아에서도 나를 든든하게 지켜 주었던 오리털 침낭조차도 이곳에서는 맥을 못춘다. 일어나서 등에 핫팩을 하나 붙이고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어림도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오그라드는 듯한 한기가 느껴진다. 이제 겨우 9월초인데 이.. 2011. 9. 19.
겁없이 뛰어든 캐나다 밀림 속 47km 트레킹 (첫째 날) 'Avoid hiking alone' 홀로 47km의 트레킹을 마치고 나서야 이 경고문구를 발견했다. 분명 트레킹을 시작할 당시에도 있었을텐데 왜 내 눈에는 띄지 않았던건지... 이곳에서 홀로 트레킹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길이 험하고 산속에는 야생동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거나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는 외통수의 길이다. 아니면 구조대에 구조요청을 해야만 한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일정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차라리 몰랐던게 나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ㅎㅎ 어차피 미리 알았더라도 여기까지 와서 트레킹을 포기하지는 않았을테고, 그렇다면 3일내내 두려움을 가슴 한구석에 .. 2011. 9. 14.
캐나다 자연 속으로 47km의 트레킹을 떠나며 얼마전 국립 산림과학원과 충북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숲길이 사람에게 제공하는 정신적, 심리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숲길을 걸으면 인지능력이 향상되고,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반면 도심속을 걸은 후에는 오히려 인지능력이 둔화되고, 정서와 감정도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숲길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무한하기만 하다. 이제 나도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러 캐나다의 자연속으로 들어간다. 이번에 걸을 코스는 47km의 후안 데 푸카(Juan de Fuca) 트레일이다. 산과 바다, 폭포, 울창한 고목들이 멋진 전망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태평양 연안을 따라 2박 3일 .. 2011.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