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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트레킹/2023 네팔 쿰부 3Pass 3Ri

네팔 쿰부 3Pass 3Ri 트레킹 9일차 (고락셉~칼라파타르~고락셉~로부제~종라)

by 호야(Ho) 2023. 7. 1.

이번 트레킹을 하면서

머리 속에 언뜻언뜻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바로 송가인의 '오늘 같이 좋은 날'.

그 중에서도 바로 이 대목.

          

"사람이 살면 몇 백년 산다고

아둥바둥 욕심을 내나

......

어차피 인생이란 한 번 뿐인데~"

                    

맞는 말이다!!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나 싶다ㅋㅋ

          

광활한 대자연의 품속에 안겨보면

돈도 명예도 권력도

한낱 부질없는 뜬구름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해발 5140m의 고락셉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롯지 밖으로 나오자,

가파른 언덕을 힘겹게 오르고 있는

트레커들이 보인다.

        

바로 에베레스트 최고의 조망처라는

해발 5550m의 칼라파타르로 향하는 길이다.

         

뒤쪽으로는 해발 7165m의 푸모리가

마치 공룡처럼 우뚝 서서

어서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그들을 따라 우리도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고락셉 마을이 저만치 멀어져 간다.

         

오늘은

칼라파타르에 올랐다가 하산 후에

고락셉 롯지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로부제를 거쳐 종라까지 가는 일정이다.

           

          

 거칠고 거대한 쿰부빙하 너머로

7861m의 눕체가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로운 모습으로 우뚝 서있다.

        

          

비록 거리상으로는 2km 밖에 안되지만

해발 5000m가 넘는 고산지역에서

400m의 고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

        

고작 몇 걸음 걷다가

스틱에 의지해 쉬기를 반복한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은 마음 뿐이다.

         

고산지대에서 무리한 욕심은 금물.

때론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는 사실.

           

            

에베레스트가 롤라와 눕체 사이에서

삼각형 모양으로 고개만 내밀고 있다.

           

어느새 검은 에베레스트 어깨 위로

태양이 두둥실 떠오른다.

        

          

온통 눈과 빙하 뿐인 얼어붙은 세상이지만

해가 뜨면 기온이 급격히 올라간다.

        

얼었던 손가락 끝이 녹으며

피가 도는 게 느껴진다.

         

            

에베레스트 등 뒤에서 떠오른 태양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설산들을 밝게 비춘다.

         

눈과 빙하에 반사되는 복사열 때문에

땀이 날 지경이다.

          

외투를 벗어 허리춤에 묶는다.

         

           

고도가 높으니

칼라파타르에 오르는 길 역시 쉽지 않다.

        

정상이 저만치 눈 앞에 보이지만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산소가 부족해서 두 발자국만 걸어도

주저앉고 싶을 뿐이다.

         

           

드디어 해발 5550m의

칼라파타르 정상에 올라섰다.

         

360도의 파노라마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난생 처음 보는 풍경이다.

         

아름답다.

장엄하다.

경이롭다.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길이 없는 풍경이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이

장비없이 오직 두 다리로 걸어서 오를 수 있는

쿰부지역 최고의 전망대이다.

          

가진자나 그렇지 못한 자 할것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오직 자신의 두 다리로 걸어야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가운데 검정색 봉우리가

해발 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그 옆에 살짝 보일락말락한 봉우리가

8516m의 로체.

        

그리고 오른쪽에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7861m의 눕체.

        

눕체가 에베레스트나 로체 보다

더 높아 보이는 이유는

단지 눕체가 더 가까이 있기 때문일 뿐.

          

          

한 눈에 다 담을 수 없는 웅장함에

넋을 빼앗긴다.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으로 이어지는

쿰부 히말라야의 파노라마가 압권이다.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들.

         

대자연의 웅장함 앞에 절로 겸허해진다.

새삼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실감난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보는 듯한 푸모리가

위압적인 모습으로

칼라파타르 뒤쪽에 우뚝 서 있다.

        

          

 몸은 힘들어 지옥 같지만

장엄하고 경이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눈은

천국에 와 있는 듯하다.

        

마치 미스코리아 후보들이 미모 경쟁을 하듯

일렬로 줄지어 서있는 설산들이

신비스럽고 장엄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온통 높이 치솟은 새하얀 설산들 뿐.

          

하얀 설산들이 연봉을 이루며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줄줄이 서 있다.

            

           

탄성이 절로 튀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바로 내 눈 앞에 우뚝 서 있다.

        

          

줌으로 당겨본다.

         

에베레스트 정상이 검은색인 이유는

경사가 심하고 바람이 워낙 강해서

눈이 잘 쌓이지 않는다는 설.

        

          

해발 7861m의 눕체 정상 모습이다.

칼날 같은 능선이 인상적이다.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인

아마다블람의 정상 모습이다.

        

안나푸르나 지역의 마차푸차레,

알프스의 마테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손꼽힌다.

        

         

 에베레스트 바로 앞에서

에베레스트를 호위하고 서 있는

롤라의 정상 모습이다.

        

          

          

          

응급환자를 후송하러 온건지

아니면 트레커 승객들을 태우는 중인지

넓은 설원 위에 대기 중인 헬기가 보인다.

        

          

줌으로 당겨 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의 모습이다.

         

세계 각지의 원정대들이 쳐 놓은

형형색색의 텐트가

마치 눈 속에 피어난 꽃처럼 보인다.

          

            

칼라파타르 정상에 올라

환호하는 트레커들을 뒤로하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오늘 종라까지 가야 하기에

갈 길이 멀다.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하산길도 그리 만만치가 않다.

         

           

이윽고 고락셉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롯지 앞에 도착하니

롯지 직원들이 물통을 들고 나와

웅덩이 같은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다.

       

이렇게 물이 귀한 지역이다 보니

롯지 내부에는 손 씻을 세면대조차

없는 모양이다.

        

          

입맛이 없어서

서울에서부터 가지고 다니던

누룽지를 좀 끓여달라고 했더니

끓이는 비용으로만 500루피를 받는다.

      

한화로 5000원 정도다ㅋㅋ

        

아침 식사는

고추장을 반찬으로 비싼 누룽지를 먹는다.

        

물 값이 비싼거야 아니면 가스비가 비싼거야ㅋㅋ

         

         

이제 고락셉을 떠난다.

           

로부제를 거쳐 종라까지 가야하는

기나긴 여정길이다.

           

헤어지기 전 눕체의 모습을

다시 한번 담는다.

          

눕체 사면 곳곳에는

시퍼런 빙하 덩어리가 위태롭게 얹혀있다.

근방이라도 굉음을 내며 흘러내릴 것만 같다.

         

            

이틀전 묵었던 로부제에 도착해서

잠시 쉬어가며...

       

250ml 콜라 한 병을 마시고

500루피(한화 약5000원)을 지불했더니

100루피를 더 달란다ㅋㅋ

        

250ml 콜라 한 병이 6000원이라니...ㅋㅋ

이곳의 물가는 고도에 비례해서 같이 높아지니

뭐 어쩌겠어ㅋ ㅋ

        

         

하늘에는 신비스러운 해무리가 나타나

마치 칼라파타르 등정 성공을

축하라도 해 주는 듯하다.

         

꿈 보다 해몽ㅋㅋ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두클라, 페리체 방면으로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걷는 대중적인 길이다.

          

오른쪽은 종라, 촐라패스를 넘어

고쿄리까지 이어진다.

         

촐라패스라 적힌 표지판을 따라 걷는다.

         

           

         

         

산 허리를 돌고돌아 형성된

좁디좁은 길을 따라 걷는다.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에다

왼쪽은 급경사의 절벽이다.

        

만약 중심을 잃거나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는 날에는...ㅋㅋ

         

           

저 멀리 두클라의 녹색지붕과

페리체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뒤쪽으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아마다블람이 만들어 내는 풍광이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다.

        

            

         

          

 설상가상으로 길 위에 쌓인 눈이 녹아

질퍽질퍽해서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다.

        

여기서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디까지 내려갈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ㅋㅋ

        

          

모든 신경을 발끝에 모우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조심해서 걷는다.

         

옆쪽으로 거대한 설산이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지만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오직 안전하게

이 구간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발끝만 보고 걷다보니

저 멀리 언덕 위에 파란 지붕이 보인다.

        

오늘밤 묵어갈 종라다.

       

         

드디어 종라 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해발 4830m에 위치한 조그마한 마을이다.

그러고보니 마을이나 롯지 사진이 없네ㅋㅋ

       

히말라야에서의 9일째 밤이

서서히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