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바나를 떠나 쿠바의 중부도시인 뜨리니다드(Trinidad)로 향한다.
뜨리니다드는 아바나로부터 335km 떨어져 있으며,
외국인 여행자 버스인 비아술을 이용하면 6시간이 소요된다.
처음엔 여행자들 두,세명을 모아 택시로 좀 빠르게 가볼까 하고 몇군데 알아봤지만
150불을 넘게 부른다.
150불이면 쿠바에서는 상당히 큰 돈인데...ㅋㅋ
결국 다시 호텔 여행사 버스를 타고 출발한다.
버스로 달리면서 목격한 특이한 풍경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고속도로변에 서서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올린다.
쿠바는 도심외곽이나 지방으로 빠지는 대중교통이 턱없이 부족해서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히치하이킹을 하는 일이 다반사다.
다행히도 운전자들이 낯선 사람들의 히치하이킹에 인색하지 않다고 한다.
치안이 안정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지만,
쿠바에서는 히치하이킹이 보편화되어 있다.
쿠바내에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시외버스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주로 외국인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비아술이고,
다른 하나는 주로 내국인들이 이용하는 아스뜨로가 그것.
비아술은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만큼 에어컨 시설도 잘 되어 있고
꽤나 쾌적한 반면 비싸다.
내국인들이 이용하는 아스뜨로는 위의 사진처럼 좀 허름해 보인다.
위의 버스가 내가 이용했던 호텔 여행사 버스
외관부터 확실히 차이가 난다.
드디어 뜨리니다드에 도착했다.
먼저 숙소를 찾아 짐을 풀고 가벼운 차림으로 시내구경을 나선다.
뜨리니다드는 대단한 볼거리가 있다기 보다는
연한 파스텔톤의 오래된 건물과 돌길이 어우러진 도시자체가 하나의 볼거리다.
특히나 식민시대풍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1998년 도시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까사 데 뮤지카(Casa de Musica)
굳이 번역을 한다면 '음악의 집'이랄까?
뜨리니다드에서의 밤을 가장 화려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곳이다.
매일 밤 라이브 음악 연주에 맞춰 신명나는 춤판이 벌어지는 곳이다.
하늘색 연두색 분홍색등 연한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집들과
울퉁불퉁한 돌길이 인상적이다.
역시나 이곳에도 올드카들이 즐비하다.
순박한 아이들
놀이문화도 참 자연친화적이다ㅋ
민박집 주인에게 살사를 한수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더니
일본인 여행자 미키를 상대로 시범을 보이고 계신다.
뜨리니다드에서는 호텔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곳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서 높은 건물을 새로 지을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대신에 정부의 허가를 받은 약 600여 군데의 민박집이 여행자들의 숙소로 사용된다.
비록 가난한 나라일지라도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민박집 만큼은
에어컨이나 냉장고 등이 잘 갖추어져 있을뿐만 아니라,
시설도 비교적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뜨리니다드는 바닷가 도시라서 랍스타가 다른 도시에 비해 특히나 싸다.
단돈 몇천원 정도면 맛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이즈들이 한결같이 아담하다.
원래 크기가 적은 종류인지 아니면 한참 크고 있는 녀석들을 잡은 건지...ㅋ
3일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저녁마다 서로 다른 레스토랑에서 먹었지만,
요리 맛은 차이가 있어도 크기는 도토리 키재기...
3일동안 밤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찾아 갔던 곳.
바로 까사 데 뮤지카...
입장료도 없는 야외공연이다.
테이블이나 계단에 앉아 단돈 천원짜리 음료수 하나 마시면
밤새도록 앉아 있어도 누구하나 눈치주는 사람도 없다.
가끔 모자를 들고 팁을 받으러 다니는 사람은 있지만
동전 몇개 넣어주면 '땡큐~'
밤마다 9시경에 시작된 공연은 새벽 2시경까지 이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연은 절정에 달하고,
관광객이든 동네 춤꾼이든 할것 없이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신명나는 춤판이 벌어진다.
요일별로 밴드와 레퍼토리도 다양하게 바뀌며
아프리카 전통음악과 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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