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아하까를 떠나 멕시코 시티로 가기 위해 또 다시 야간 버스에 오를 차례.
칸쿤에서부터 줄곧 버스로 이동했지만 지금까지는 참 편안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오아하까 버스 터미널에서는 왠지 모르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아니고 고작 버스를 타는데도
금속 탐지기까지 동원해서 승객 한명한명 몸 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실시한다.
그리고는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서 승객들 얼굴을 일일이 촬영한다.
이제서야 '내가 정말 멕시코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멕시코는 버스 강도가 많기로도 악명이 높다.
멕시코 갱단들은 째째하게 승객들 한두명을 노리지 않는다.
버스를 통채로 납치해서 끌고 가 버린다.
몸 수색을 받고 초상권까지 침해당하고 보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니 그들의 노고에 감사할 수 밖에...
▲ 지도를 보니 그동안 참 많이도 돌아 다녔고
많은 걸 보고 다녔다는 게 실감난다.
메리다에서부터 멕시코 시티까지 줄곧 야간 버스를 이용했더니
이동에 필요한 시간을 3일이나 단축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멕시코 시티에서는 8일이나 머무르게 되었다.
▲ 오아하까를 출발한 버스는 6시간을 달린 후,
새벽 5시에 멕시코 시티 동부 터미널에 도착한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도 어둠 속에 휩쌓여 있다.
여행자가 새벽 5시에 터미널 밖으로 나가
멕시코 시티 거리를 활보한다는 건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터미널 안에서 날이 새기만을 기다린다.
▲ 역시 인구 2천만명이 사는 대도시답다.
버스 터미널부터가 웅장하고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 어둠이 걷히자 지하철을 타고 도시 중심 광장인 소깔로로 이동한다.
소깔로 한가운데는 대형 멕시코 국기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고
뒤쪽으로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대성당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예전에 뉴스 기사를 보니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가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에 걸려 있는 곳이 이곳이라던데...
그럼 저 녀석이 바로 그 영광의 주인공??
▲ 그 옆으로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국립궁전의 모습이 보인다.
▲ 그런데 저 드넓은 소깔로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녀석들은 대체 누구지?
분명 나와는 다르게 생겼는데...
▲ 나를 유심히 내려다 보고 있는 요녀석
너희들 대체 누구니?
▲ 요렇게도 희안하게 생긴 녀석들이 소깔로 광장을 점령해 버렸다.
각자 달고 있는 번호표를 보니 200명이 넘는다.
▲ 광장 한가운데 위치한 국기 게양대 아래에서는
몇 명의 백인들이 둘러 앉아 회의중이다.
아마도 저곳이 지휘부인가 보다.
▲ '모두 데리고 너희 별로 돌아가라'고 충고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가서 보니 모두들 입에다 널판지 하나씩을 대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 멕시코라는 나라...참 희안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어느 도시에서는 거리마다 해골 바가지로 가득하고,
또 어느 도시에는 험상궂은 도깨비들이 득실대더니만...
이곳 멕시코 시티에 오니까 이번에는 외계인들이 가득하다.
▲ 잠시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휘부 앞에 모이더니,
국기 게양대를 둘러 싸고는 북을 치고 종소리를 울리며
한참 동안이나 알아 들을 수 없는 소리로 주문을 외운다.
아니!! 나만 못 알아 듣나?
무슨 종교 집단 같기도 하고...
아님 외계인들 환영식이라도 하나?
▲ 가까이에서 보니 국기 게양대가 크기는 정말 크다.
▲ 소깔로를 벗어나 스페인 식민시대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를 걷노라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중세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 거리 곳곳에서는 행위 예술가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앞세워
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 공중부양? 내공이 상당한 도사님도 납시셨다ㅋ
▲ 대성당 근처 광장에는 노점상들과 행인들이 뒤섞여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북적댄다.
▲ 어둠이 내려 앉기 시작한 소깔로 광장,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장구와 종소리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어 대며
멕시코 시티의 소란스러움에 단단하게 한 몫을 하고 있다.
으잉~~?? 멕시코에도 스님들이 계셨구나??ㅋ
인구 2천만명이 모여 산다는 거대도시, 멕시코 시티...
거리엔 사람들, 도로엔 차량들이 넘쳐나고,
도로마다 혼잡한 자동차의 소음과 경찰들의 호각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도심은 하루종일 북적거리고 부딪치며 혼잡스럽다.
보행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멈춤 없는 질주를 계속하는 차량이 내뱉는
짙은 매연과 뜨거운 태양은 걸음걸이조차 힘들게 한다.
이것이 이방인의 눈에 비친 멕시코 시티의 첫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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