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색이 세계적인 휴양지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 칸쿤에까지 왔는데,
뭔가 기억속에 남을 만한 추억거리 하나쯤 만들어 가야 되지 않겠나 싶다.
시내에 나가 이곳저곳 여행사들을 기웃거려 본다.
현재 칸쿤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투어로는
스칼렛(X-caret)이나 셀하(Xel-Ha) 같은 해상 공원이나 정글 투어인 듯하다.
하지만 주위 여행자들에게 자문을 구해 본 결과,
스칼렛과 셀하는 자연 경관이야 멋지지만
전체적으로 인공적인 테마파크 같은 분위기가 난다는 의견이 많음에 따라 패스!!!
좀 더 역동적이고 스릴있어 보이는 듯한 정글 투어를 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날 여행사에서 알려준 주소를 가지고 투어 회사를 찾아 간다.
'블루 레이 마리나 (Blue Ray Marina)'
▲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ㅠ.ㅠ
어제까지만 해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하늘이
오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허리케인이 올라 온다더니...하필이면 이때...
▲ 사무실에 들러 투어비를 납부하고 건물 뒷편으로 돌아가니
보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 이름은 정글 투어지만
내용은 사실 보트 투어와 스노클링이라고 할 수 있다.
제트 스키나 스피드 보트를 직접 몰고 라군 안의 정글 수로를 지나서,
바다로 나가 스노클링을 즐기고 되돌아 오는 투어다.
▲ 스노클링에 필요한 구명조끼와 오리발, 그리고 물안경은
회사에서 무료로 대여해 준다.
▲ 같은 시간에 투어를 할 사람은 모두 5명.
비수기라 가족적인 분위기(?)여서 참 좋다.
여기서 또 다시 두 팀으로 나눠서 출발한다.
저쪽에 나이가 좀 지긋한 두분이 한 팀이 되고
이쪽에 젊은 두 사람과 나까지 세 사람이 한 팀이 된다.
▲ 오늘 우리가 몰고 갈 보트들이다.
대개 2인용이거나 4인용이다.
▲ 저 친구들은 스노클링 경험도 많고
보트도 종종 운전해 봤다고 한다.
역시나 출발 순간부터 여유가 있어 보인다.
▲ 반면에 난 스노클링도 이번이 처음이지만
보트조차도 운전해 본 적이 없다.
가이드가 혹시 저사람들과 같은 보트에 타고 싶지 않냐고 묻는다.
자신있게 혼자 탈테니 보트 한대 내어 달라고 말은 했지만
표정에서 보이듯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 살살 좀 달릴 것이지~
내가 잠시 버벅 대는 순간 쏜살같이 치고 나가며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 몇분 지나니 이거 뭐~ 자동차 운전보다 훨~ 쉽네ㅋㅋ
괜히 쫄았잖아~~ㅋㅋ
보트에는 '과속으로 인해 허리를 다칠 경우에는 회사에 책임이 없다'라고
큼지막하게 써 붙여 놓았다.
특히나 파도가 심하게 칠때 과속을 하게 되면
보트가 하늘로 높이 치솟았다가 떨어지면서
그 충격으로 인해 허리를 다치거나 부상을 입기 쉽다고 한다.
▲ 이제 정글 수로로 접어든다.
이곳을 지난다고 해서 정글 투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사실 정글에는 발도 안디뎌 보면서...ㅋㅋ
▲ 제일 앞에 가이드가 혼자 달리고 있고
중간에 미국인 친구들 두명,
그리고 마지막엔 나 혼자 신나게 쫓아 간다.
▲ 저 앞에 보이는 다리를 지나면 바다~다.
달리면서 핸들을 잠깐 놓고 사진 찍다가
하마터면 보트가 육지로 기어 올라갈뻔 했다.
▲ 스노클링을 마치고 되돌아 가고 있는 한 무리의 보트들을 만났다.
7-8척의 보트가 한 팀을 이룬걸 보니 상당히 큰 회사인 듯하다.
아니면 단체 관광객일 수도 있겠지만...
▲ 드디어 카리브해에 도착~
역시 색깔부터가 다르다~~
▲ 이 바다 한가운데 보트를 대어 두고는
여기서 스노클링을 한다.
▲ 스노클링 경험이 많은 저 친구들은 버려둔 채,
경험이 없는 나는 가이드로부터 개인 지도를 받는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탓에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데 적응이 쉽지 않다.
초반에 짠 바닷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거의 토할뻔하기도 했다ㅋㅋ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는 드디어 터득~
▲ 바닷속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산호며 수족관에서나 봤던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바로 손에 잡힐 듯하다.
정말 아름다운 물고기가 바로 얼굴 앞에서 도망치지도 않는다.
손으로 만져보려 했더니 가이드가 만지지 말라고 제지한다.
독이 있을 수도 있단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방수 카메라를 가져 가지 않아서
바닷속을 촬영할 수가 없었다는 것ㅠ.ㅠ
▲ 많이 지쳐 있는 듯한 표정들...
좀 친해지고 나서는 내게 대뜸 나이를 물어 보더니 나를 안 믿는다.
안 믿을거면 애초에 왜 물어 봤나?ㅋ
자기들 보다 내가 한참 어릴거라 생각했단다.
하긴~, 나도 저 친구들이 나보다 한참 위일거라 생각했던 건 사실이다ㅋㅋ
근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보다 아래다ㅋㅋ 이룬..ㅋㅋ
내가 '자네들 그동안 삶이 무척 고달팠나?'라고 농담을 던졌더니
자기네들은 지극히 정상이란다.
오히려 나보고 '한 20년 동안 냉동실에 들어가 있다 나온거 아니냐?'고 받아친다.
냉동 인간...?? 상상력이 참 기발하다ㅋㅋ
근데 냉동 인간이 정말 젊어 보일까?
얼었다가 녹으면 피부가 오히려 쪼글쪼글해질 것 같은데...
이놈의 호기심 때문에 또 어느날 갑자기 내 손가락 하나 냉동실에 넣고
얼렸다 녹혀 보는건 아닐까 걱정된다ㅋㅋ
▲ 이제 되돌아 가야 할 시간~
처음 해보는 스노클링이었지만 왠지 좀 아쉬움이 남는다.
▲ 전 속력으로 질주~~신난다~~
출발할 때 보다 날씨가 더 안좋아져서 빗방울도 떨어지고
특히나 조그만 물결에도 보트는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떨어지길 반복한다.
정말 잘못하다가는 다치기도 하겠구나 싶다.
▲ 정글 속을 지날때는 속도를 줄이라고
가이드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낸다.
▲ 드디어 안전하게 귀환~
스트레스까지 확~ 날려 버리는 스릴만점이었다.
기분도 좋고 스노클링은 개인 지도를 받다시피 해서
투어를 마치고 가이드에게 팁을 좀 넉넉하게 넣어 줬더니만
나중에 개인적으로 감사 메일까지 보냈다^^
▲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앉아 있어야 할 자리에 비들기들이 가득했다.
▲ 길을 걷고 있는데 음식점 앞에서 현지인들이 뭔가를 맛있게 먹고 있다.
뭘 먹나? 하고 잠깐 들어다 봤더니
어라~ 모양새가 우리의 수제비랑 비슷하다.
그 맛이 궁금해 진다.
한그릇 사서 먹어보니 영락없이 매운 수제비 맛이다.
단지 파스타가 들어 있는 것 빼고는...
비오는 날에는 역시 수제비가 최고야~!!
멕시코에서도 통하는 진리인 모양이다ㅋㅋ
▲ 또 옆집에서는 연기를 풀풀 내뿜으며 고기를 굽고 있다.
뭔지도 모르고 하나 주문했더니 요런 걸 가져다 준다.
밥과 고기, 야채, 팥을 삶아 만든 듯한 정체모를 음식,
그리고 멕시코인들의 주식인 또르띠야까지...
스노클링을 할때는 반드시 방수 카메라를 챙깁시다~~
바닷속은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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