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로드 간즈는 한국인 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
이유인즉슨,
우리와 비슷한 티베트인들의 외모, 그리고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가지를 더 추가한다면
나라를 빼앗겼던, 비운의 역사적 상처를 공유하고 있는
민족에 대한 연민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번에는 많은 여행자들이 칭찬하는 순례길인
코라를 돌아보기로 하고,
가는 도중에 잠시 남걀사원에 들러본다.
사원 내부에서는 승려들이 모여 앉아
무언가 의식을 거행 중이다.
법회중인지...아님 수업중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경전을 외우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론 토론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어찌보면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유치해 보이기까지...ㅋㅋ
사원 안의 잣나무에는 잣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티베트인들...
자손들의 안녕과 행복을 빌던
우리네 할머니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
남걀사원을 빠져나와 외곽의 숲길을 따라 내려간다.
코라(Kora)를 돌기 위함이다.
코라는 이곳 맥그로드 간즈에서
티베트인들에게는 종교적 성지로 통한다.
입구에 코라를 알리는 소박한 표지판이 붙어 있다.
'코라'라는 말에는 '돌다'라는 뜻이 담겨있다.
즉, 달라이 라마가 거주하는 저택인 쭐라캉의
외곽을 따라 한바퀴 도는 순례길을 의미한다.
티베트인들이 왕궁인 포탈라궁을 돌며
기도를 드리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코라를 따라 수많은 룽다와 타르초가 걸려있다.
룽다와 타로초에는 불교경전이 빼곡히 적혀 있는데,
티베트인들은 이들 깃발이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동시에 부처님 말씀도 세상에 널리 퍼진다고 믿는다.
스님들의 뒤를 졸졸 따라간다.
도중에 만난 원숭이 무리들...
고녀석... 차~암~~
엄마 말깨나 안 듣게 생겼다ㅋㅋ
얼굴에 장난끼가 철철 넘치네ㅋㅋ
'옴마니반메흠'을 읊조리면서 코라를 도는
티베트 노인들과 승려들의 화사한 미소는
외국인 여행자들에게조차 포근함을 가져다 준다.
이곳에서도 소들이 사람들과 뒤섞여 거리를 활보한다.
하기사~~ 이곳도 인도땅이니까ㅋㅋ
바위에는 울긋불긋하게 진언들이 잔뜩 새겨져 있지만
티베트어에는 까막눈인지라...
무슨 뜻인지 도통 알아볼 수가 있어야지ㅋㅋ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아랫동네는
주로 인도인들이 거주하는 다람살라(Dharamsala).
윗동네인 이곳 맥그로드 간즈는 주로 티베트인들이 거주한다.
두 마을간의 해발 고도차는 약 500m 정도.
하지만 산간지역이다 보니 꾸불꾸불한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12km 정도로 상당히 먼 거리이다.
나는 룽다나 타르초를 볼때마다 어릴적 가을 운동회때
머리 위에서 펄럭이던 만국기가 연상된다.
코라를 중간쯤 돌다보면
크고 작은 마니차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대형 마니차도 있고...
그 위쪽으로는 화려한 깔라차크라 사원이 보인다.
마니차에는 불교경전이 적힌 종이가 들어 있어서
마니차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즉, 티베트인들이 마니차를 돌리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성경책을 읽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것.
이 높은 담장 너머에는
바로 달라이 라마가 거주하는 쭐라캉이 있다.
쭐라캉은 티베트 말로 궁전이라는 뜻.
과거 중국 정부는 몇 차례에 걸쳐
달라이 라마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그 때문에 현재는 인도군과 개인 경호원에 의해
쫄라캉 주변은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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