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동안 히말라야의 정기를 듬뿍 받고 돌아왔으니
오늘은 편안한 마음으로 맥그로드 간즈의 거리를 어슬렁거려 본다.
길가에 승려들이 모여앉아
무언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거 원~~ 당췌...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 한마디 거들기라도 할텐데ㅋㅋ
그러고 보니 우리와는 외모가 참 많이도 닮았다ㅎ
우리의 만두와 비슷한 티베트 음식, 모모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맥그로드 간즈를 사랑하는 이유 중 첫번째가
아마도 우리와 비슷한 티베트의 음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얼큰한 국물이 그리워질 때가 참 많다.
그럴 때 국물이 있는 티베트 음식이야말로
향수병을 달랠 수 있는 최고의 요리가 된다.
우리의 칼국수와 비슷한 뚝파...
이 외에도 뗌뚝은 우리의 수제비와 매우 흡사하다.
거기에 매콤한 묵무침까지...
그동안 인도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었던 여행자라도...
맥그로드 간즈에서 만큼은 무엇을 먹을지가 아니라,
어느 것을 먼저 먹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ㅎㅎ
이번에는 맥그로드 간즈의 수원지인
박수 폭포를 둘러보러 나선다.
박수 폭포는 맥그로드 간즈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인
박수 나트라는 작은 산간 마을 외곽에 위치한다.
길을 오르며 뒤돌아 보니 건너편 산 위의 건물들이
마치 성냥갑을 세워 놓은 듯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먼저 박수 나트 마을에 들러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손바닥만한 산간 마을에 무슨 특별한 것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혹시나 하고...ㅋㅋ
이름 모를 사원도 보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수영장이 보인다.
다시 마을을 빠져 나와...
박수 폭포로 가는 길,
산책 나온 주민들과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길을 걸으며 휴대폰으로 통화 중인 승려들도 보이고...
잣들이 탐스럽게 여물어 간다.
낣작한 돌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축대를 만들었다.
이 곳은 무슨 용도로 지어졌을까?
대피소?ㅋㅋ
아마도 음식을 차려놓고 의식을 지내는 곳이 아닐련지...
계곡 아래쪽에 사람과 염소들이 뒤엉켜 있다.
저 아래서 뭘 하나 싶어 들여다 봤더니...
스님과 주민들이 몸을 담그고 씻느라 분주하다ㅎㅎ
남녀혼탕인가?ㅎㅎ
바로 옆에 "TOGETHER
LET'S CLEAN THE PLANET"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위에서 그 장면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보인다ㅎㅎ
드디어 폭포에 도착...
폭포 바로 옆에 무언가 담긴 바구니와 물병이 놓여있다.
바구니에 뭐가 담겼을까 호기심이 발동하지만 참아야 하느니라ㅎㅎ
신앙심이 워낙에 깊은 티베트인들이니
아마도 이 또한 의식용 음식이 아닐련지...
박수 폭포가 맥그로드 간즈의 수원지라 해서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제한할 줄 알았는데...
수많은 주민들과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게다가 옷을 벗고 들어가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취수는 아마도 폭포 위쪽에서 하나 보다.
폭포 위쪽으로는 수많은 룽다가 펄럭이고 있다.
인도 땅이지만 역시나 티베트 문화권임을 알 수 있다.
폭포 위쪽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하던 차에...
서양인 관광객이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을 따라
폭포 위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다면 나도...ㅋㅋ
한 10분쯤 무인지대를 걸어 올라가니...
어휴~~ 깜짝야!! 웬 코브라가 이곳에...ㅋㅋ
오호라~~ 이 곳에 카페가 있었구나!!
바위 위에 그려진 그림들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건물도 낣작한 돌들을 쌓아 올려 참 멋지게도 지었다.
아마도 카페 쥔장이 화가가 아닐련지...
구석구석에 그려진 그림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수 폭포를 둘러보고 내려와서
달라이 라마의 직할 사원인 남걀 사원으로 향한다.
다음날 남걀 사원에서 달라이 라마의 대중 설법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한번 둘러보고 싶어서다.
달라이 라마의 대중 설법이라면
그래도 명색이 국가적 중대 행사일진데...
시멘트 바닥에 허름한 매트리스와 담요를 깔아 두고
그 위에 참석자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붙여 둔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한국인들의 구역이 따로 마련되어져 있다.
앞쪽에 명진스님과 일문스님의 자리가 보인다.
한국에서도 많은 스님들이 달라이 라마의 설법을 듣기 위해 참석했다.
"우리는 복잡한 철학이나 화려한 사원이 필요치 않습니다.
우리의 머리와 심장이 사원이고
온유함이 우리의 철학입니다."
-달라이 라마-
자신의 조국을 짓밟고 민족을 학살한
중국조차 용서한다는 달라이 라마...
고령의 나이인 그가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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