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장(여강)은
호도협 트레킹을 위해 찾은 곳이지만,
도시 자체만으로서도
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다.
특히나 리장 시의 구시가지인 리장고성은
중국의 소수민족인 나시족에 의해 건설되어...
나시족의 전통가옥과 풍습이
아직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호도협 인근 도시인 리장(여강)으로 가기 위해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곤명)역을 찾았다.
밤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쿤밍(곤명)역 대합실은
열차를 타려는 시민들과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중국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ㅋㅋ
열차 내부는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깔끔하다ㅎ
4명이 탑승하는 침대칸도 비좁기는 하지만
베개며 시트가 말끔히 정돈되어 있다.
전날 여정이 고단했던지
덜컹거리는 침대에서 한숨 자고 깨어보니...
어느새 차창 밖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머지않아 열차가 리장역에 접근하고 있다는
방송이 흘러 나온다.
이윽고 열차가 리장역에 도착하고...
이른 새벽인데도
호객꾼인지 마중 나온 사람들인지 모를 인파가
역전을 가득 메우고 있다.
리장역은 신축한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새 건물 냄새를 풀풀 풍긴다.
구름처럼 쏟아져 나오는 승객들을 피해
역 앞 광장 한쪽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고 있자니
금새 한산해지기 시작한다.
마치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바닷물을 보는 듯하다.
제일 먼저 이방인을 반겨준 것은
리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옥룡설산의 봉우리들...
때마침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환한 얼굴로 낯선 땅을 찾아 온 이방인에게
환영인사라도 건네는 듯하다.
해발 5596m의 옥룡설산은
정상에 쌓인 만년설이
마치 한 마리의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물어 물어 리장고성을 찾아간다.
아직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고성의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먼저 숙소를 찾아 여장을 풀고
곧 바로 리장고성을 둘러보러 나선다.
고성 안의 거리에는
온통 반들반들한 돌들이 깔려 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방울을 달고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저 많은 물건들의 정체는
소원을 적는 나무판.
관광객이 자신의 소원을
동파문자로 나무판에 적어 매달아 놓으면
바람에 흩날리는 방울소리와 함께
소원도 날려 보내진다고...ㅋ
나시족의 문자인 동파문자는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용되는 상형문자로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리장고성 안에는
고풍스러운 목조가옥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쇠 못을 사용하지 않는
나시족의 전통적인 건축방식으로 축조되었다고...
1996년 강진으로
리장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을 때에도
고성 안의 목조건물들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견뎌내어
이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늦은 오후가 되자,
고성의 거리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중국인들인 듯 싶고,
외국인은 가뭄에 콩 나 듯...ㅋ
골목 골목을 따라 연결되는 수로에는
옥룡설산의 만년설이 녹은
맑은 물들이 흐르고 있다.
이로 인해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명이 붙여졌다고...
망치로 일일이 두드려가며
동그릇을 제작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이 곳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벌 꿀을 팔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방법으로 '나시지'라는
종이를 만들고 있는 종이공방을 찾았다.
나시족은 아직도 닥나무 껍질로 종이를 만든다.
전통방식으로 제조된 나시족의 종이는
질기고 품질이 뛰어나
예로부터 나시족의 자랑거리였다고...
공원 한켠에서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 보니...
많은 사람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서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고 있다.
중국 공원이나 넓은 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이른바 '광장무'인 모양이다.
공원 구석에서는
서너명이 모여 소규모로 춤을 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한편, 넓은 광장에서는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주민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성 지역을 잠시 벗어나 걸어본다.
고성 주변 거리는
수 많은 인파와 오토바이들이 뒤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ㅎ
한적한 거리로 나와...
팔을 치켜들고 우뚝 서 있는
모택동 동상도 만나고...
수 많은 한약재들을 팔고 있는
대형 약방도 기웃거리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다시 고성으로 돌아오니...
아프리카 출신인 듯한 흑인들이
북을 이용한 포퍼먼스를 펼치고 있다.
그 옛날 리장을 통치했던
목(木)씨들의 관청도 둘러보며...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거닐어 본다.
이게 바로 자유여행의 매력...
개인적으로 이번 여정의 주목적은
호도협 트레킹이었기에
호도협으로 가기 위해 들렀던
리장이지만...
사실 리장은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1위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각광 받는 여행도시다.
'아시아 (Asia) > 2014 중국 운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이 노니는 길, 창산의 운유로를 걷다 [중국] (0) | 2018.09.26 |
---|---|
두 얼굴을 가진 리장고성의 낮과 밤 [중국] (0) | 2017.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