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계속 됩니다~~
거대한 빙하 위에 오르니
주위 온도가 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훨씬 더 낮게 느껴진다.
빙하 트레킹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수칙은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을 졸졸 따라 가는 것!!
대열에서 무단이탈해서 만용을 부리다간
냉동인간 상태로 몇백년 후에 발견되어
생체실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마치 일렬로 줄을 서서
선생님을 따르는 유치원생들 마냥
가이드를 따라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빙하 위를 걷기 시작한다.
참새~짹짹~♬
돼지~꿀꿀~♪♩
오리~꽥꽥~♬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 걷는 도중 중간 중간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지고
사진 촬영을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
▲ 곳곳에는 이런 웅덩이나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틈들이 많아서
항상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함부로 대열을 벗어나서는 안되는 이유다.
만약 저런 곳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어디까지 떠내려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 시간이 지날수록
뒤쪽으로 처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 황량한 들판에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어대는지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만만치가 않다.
▲ 빙하는 여름철에 조금씩 녹기 시작하여
군데 군데 물웅덩이를 만든다.
이 물은 빙하 밑 수로를 통해 흘러 들어가서
에메랄드빛 호수를 이룬다.
▲ 푸른 빛을 띤 빙하의
깊숙한 틈바구니에 고인 물은
그 빛깔이 정말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 여기서 다시 인증샷 한컷...
사실 난 블러그에 내 사진 올리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언젠가
내가 올린 여행사진을 본 누군가가 하는 말이
'대부분 사람들이 남의 여행기를 퍼 오더라'며
내가 다녀온걸 믿지 않는 눈치다ㅋㅋ
굳이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까지
믿어 달라고 할 필요는 없지만
내 사진을 볼 때마다
그 당시의 기분까지도 되살아 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한 장 올려본다.
혹시나 이 사진도 합성했냐고
묻지는 않을련지...ㅋㅋ
▲ 좀 험난한 코스에서는 가이드가 지켜서서
모든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도와준다.
▲ 트래킹이 거의 끝나갈 무렵,
대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빙하와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내려오자,
가이드들이 조촐한 작별의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 가이드 한명이
아찔해 보이는 빙벽에 버티고 서서
그릇에 깨끗한 빙하를 긁어 담고 있다.
어휴~~
발이라도 헛디디는 날에는...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 드디어 파티 준비 완료~~
수 만 년 역사가 담긴 빙하조각을 띄운
위스키와 초콜렛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거대한 빙하 위에서
빙하조각을 동동 띄워 마시는 위스키 한잔은
세월의 무게가 실린 빙하가 녹아 있어서 그런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 아쉬움에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겨 내려오니
빙하와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이
못내 아쉬운 빙하와의 이별을
위로라도 해 주는 듯하다.
▲ 따뜻하게 난로가 피워진 대기실로 돌아와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는다.
현지인 숙소에 묵는 필자는
점심으로 빵과 계란만 삶아 왔는데...ㅠ.ㅠ
같이 트래킹을 한 S양은
한국인 숙소에 묵고 있어서 김밥을 싸왔다.
우~~와~~
김밥을 보는 순간 내 두 눈이 뒤집히고야 만다.
얼마만에 보는 한국 음식인가?
벌써 외국생활이 몇 년째인데...ㅋ
아직도 한국음식만 보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내 모습,
역시 난 영락없는 한국사람이다.
남극을 제외하고,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빙하 중
가장 아름답다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
거친 바람에 의해 만들어져서
다듬어지지 않은 모든 것들은
인간의 손으로 만든
그 어떤 인공 창작물보다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수 만 년 동안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탄생한
그녀와 사랑에 빠졌던 오늘,
내 생애 평생 잊지 못할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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