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여정길이었다.
네팔에서의 정치적 총파업...
그로 인해 타고오던 버스마저도 도중에 멈춰서는 바람에
싸이클 릭샤를 이용해서 겨우겨우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민생고 해결을 위한 파업이 아니라,
단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한 총파업이라니...
국경마을인 고락뿌르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 도착한 바라나시(Varanasi) 정션 역,
어둠이 짙게 깔린 이른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역앞에는 호객행위를 하는 릭샤꾼과 택시기사들로 인해
발디딜 틈도 없이 혼잡하고 소란스럽다.
그 중 그나마 젊잖아 보이는 릭샤꾼과 밀고 당기는 흥정끝에
여행자들이 주로 머무는 고돌리아(Godoulia)까지
오토릭샤를 타고 이동한다.
숙소를 찾아 여장을 풀기도 전에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인도인들이 어머니라 부르며 성스럽게 여긴다는 갠지스 강.
이른 새벽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강가에 나와
몸을 씻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시간이 일러 그런지 아직까지 쪽배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어딜가나 개팔자가 상팔자?ㅋㅋ
개들 조차도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인도에서 소는 숭배의 대상...
좁은 골목길에 소와 사람이 뒤섞여 있다.
바라나시 정션역에서 고돌리아까지 타고 왔던 오토릭샤.
해가 높이 솟아오르자,
갠지스 강가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도 보이고...
쪽배를 탄 사람들...
그리고 강가에 나와 몸을 씻는 사람들...
한쪽에서는 '디와'라 불리는 꽃잎 촛불을 강물 위에 띄우며
경건한 의식을 행한다.
무슨 염원을 담았을까?
세속에 살면서 자신의 깨우침을 민중들에게 가르치는 구루.
마치 인생상담사 같아 보인다.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신랑 신부의 모습도 보인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계단이나 비탈면을 가트(Ghat)라 한다.
바라나시에만도 이런 가트가 100여개나 조성되어 있다.
미로같이 얽혀 있는 골목길을 따라 숙소를 찾아 나선다.
좁은 골목길마다 소들이 길을 막고 서 있다.
숙소를 찾아 여장을 풀고나서
허니 팬케익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인도인들은 맨손으로 식사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포크와 나이프가 제공된다.
레스토랑 벽 곳곳에는 도마뱀이 달라 붙어있다.
열려진 창문을 통해 숙소로 무단침입한 원숭이 한마리.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오해했는지 갑자기 달려들기 시작한다.
얼굴이라도 할퀴면 어떡하나 싶어 뒤돌아 볼 틈도 없이 줄행랑을 치다가
복도에 놓여있던 의자를 집어들었더니
그때서야 돌아서서 달아난다.
후~유~~ 그 녀석 참 사납기는...
먼길 찾아온 손님한테 텃새라도 부리겠다는 거니??ㅋㅋ
이제 숙소도 정했고 아침도 먹었으니
'인도에서도 가장 인도스럽다'는 바라나시를 둘러보려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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