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찾아 여장을 풀고나서,
다시 힌두교인들의 성지인
갠지스 강가로 향한다.
인도의 젖줄과도 같은 갠지스강은
힌두교인들이 어머니라 부를 정도로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강이다.
이른 아침 갠지스강에는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몸을 씻는 힌두교인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갠지스 강가에서 몸을 씻으면
모든 죄업과 더러움이 씻겨 나간다고 믿는다.
갠지스강은 힌두교인들이
죽기전에 꼭 한번은 찾아가
죄업을 씻고자 하는 곳으로
1년에도 100만 명 이상의 순례객들이
이 곳을 찾는다고 한다.
순례객들은 '디아'라 불리는
꽃잎 촛불을 갠지스강에 띄우고
소원을 빌며 기도를 한다.
과거 바라나시의 어느 한국식당 사장이
천개의 디아를 강물 위에 띄워놓고
프로포즈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누군진 몰라도 참 멋진 분이다^^
강물에 몸을 담그며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기도를 올리는 모습도 보이고...
노를 저으며 쪽배를 타고
디아를 팔려 나온 아낙도 보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지인들이 '강가'라는 말을 많이 쓰길래
처음에는 한국말을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공교롭게도 갠지스강을
힌두어로 '강가(Ganga)'라 한다ㅎㅎ
히말라야 신의 딸인
여신 강가(Ganga)의 이름을 따서
강의 이름이 붙여졌다.
순례객들은 가트 위에서
몸을 씻기도 하고
강가의 물을 물병에 담아가기도 한다.
이들은 그 물을 자기 집 우물이나
동네 냇가에 한방울만 뿌려도
그 물 전체가 성스러운 강가의 물이 된다는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갠지스 강가 한쪽에서는
순례객들이 몸을 씻고 있고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도 보이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는
장작 위에서 시체가 타며
연기를 내뿜고 있다는 것!!!
더욱더 믿기 어려운 사실은...
때론 시체가 강물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근처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 병에 물을 퍼 담고 있다.
힌두교인들은 죽은 후에
강가에서 화장을 하면
윤회의 사슬이 끊어진다고 믿는다.
때문에 강가를 따라
수 많은 화장터가 조성되어 있고
장작더미 위에 시체를 올려놓고
화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가에서 죽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거주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집도 있다.
심지어는 화장을 하지 않고
시체를 강물에 그대로 수장시키기도 한다.
때문에 여름철 우기에는
시체들이 강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한다.
강바닥 어디선가는
시체가 썩고 있는 더러움의 극치지만,
강가에서는 소와 개, 사람이 뒤섞여
물을 마시고 몸을 씻는다.
가트 주변에는
여러가지 성구를 파는 가게들이 있다.
이 곳에서는 강가의 물을 담아 가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각종 플라스틱이나 놋쇠 그릇들도 판매한다.
바라나시의 중심 가트인
다샤스와메드 가트.
기단 위에 대나무 우산이 쳐져 있는
이 곳에서는
매일 밤 강가의 여신에게 바치는
제사의식이 펼쳐진다.
태워진 시체를 흘러 보내기도 하고
수장시키기도 하는 갠지스강.
이방인의 눈에는
더럽고 불결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순례객들에게는 몸을 씻고
심지어 마시기까지 하는
성스러운 물이다.
아무리 세상만사가
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종교적 믿음의 힘이 크다고는 하지만,
이방인의 눈에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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