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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South America)/2011 아르헨티나

'Don't Cry for Me Argentina'의 주인공, 에비따(Evita)의 묘지를 찾아서

by 호야(Ho) 2011. 5. 4.

            

            

            

오늘은 아르헨티나의 역대 대통령들과 독립영웅들,

그리고 주요 유명 인사들이 잠들어 있는 레꼴레따(Recoleta) 묘지를 찾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그렇듯이,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도 역시 전직 대통령이나 독립영웅들을 보러 온게 아니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여배우로 살다가 아르헨티나의 영부인까지 되었으나

33세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 '에비따(Evita)'를 만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  레꼴레따 묘지 앞 공원 광장에 들어서니

엄청나게 큰 나무 한 그루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정말이지 나무가 얼마나 크던지

그 앞에 서 있는 마이코가 조그맣게 보인다.

             

             

             

▲  나뭇가지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땅으로 처지지 않도록 가지마다 버팀목을 세워 두었다.

             

            

            

▲  레꼴레따 묘지의 출입구로 들어 선다.

             

            

             

             

             

             

▲  내부로 들어 서니 여기가 묘지라기 보다는

차라리 어느 조각 작품 전시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 속에 빠져 든다.

               

              

            

             

            

             

             

             

              

           

이 곳에는 현재 약 6400여개의 납골당이 있으며,

이 중 70개가 아르헨티나의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곳의 손바닥만한 묘지 터에 안장이 되려면 최소한 수억원 이상이 필요해서

이제는 아르헨티나의 유명인사들과 돈 많은 부자들의 사후 안식처가 되었다.

         

이 묘지를 조성하던 초기 이 곳에 들어선 납골당과 조각상들은

대부분 파리와 밀라노에서 수입한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아직도 아르헨티나인들에게는 사후 그의 묘소를 보고

그 사람의 지위의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습관이 남아 있다고 한다.

            

             

               

            

             

            

           

에비따의 무덤을 찾기 위해 한참동안이나 미로 찾기를 하다가

어느 중년 여성분에게 에비따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를 물었더니

글쎄 한참동안 스페인어로 일장연설을 늘어 놓는다.

             

이 분이 들려 주는 이야기를 모두 다 이해 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이분은 우리가 에비따의 무덤의 위치를 물어 보는게 아니라

에비따가 누구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것으로 오해를 했나 보다.

         

헐~~ 스페인어 공부 좀 열심히 해야 겠다ㅋㅋ

           

             

           

           

           

           

▲  한참을 찾아 헤매던 중,

대부분의 묘지 앞은 인적이 없어 적막감이 감도는데

유독 한 곳에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바로 우리가 찾고 있는 에비따의 무덤이다.

          

             

           

▲  모두들 에비따의 무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느라 분주하다.

           

           

           

          

           

            

▲  무덤 앞의 철문에는 꽃송이들과 엽서가 주렁 주렁 매달려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나 유명인사들의 무덤에 조차도 없는 꽃이

오직 에비따의 무덤 앞에만 몰려 있는 것을 보면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아직까지도 그녀의 인기가 식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배우로 활동하던 중 뻬론(Peron) 대령과 결혼한 후,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 된 그녀는

              

비록 가난한 국민들에 대한 지원으로 국가 경제를 어렵게 했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약자인 빈민층과 여성들에게는 절대적인 지지와 인기를 얻었다.

             

           

              

             

한때 많은 인기를 끌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에비따'는

바로 1952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연출한 작품이다.

            

주제가인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Don't Cry for Me Argentina)'는

이제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대표 노래가 되었다.

           

            

            

▲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에비따의 무덤과는 달리,

관리가 안되고 있는 몇몇 무덤들은 낡고 부셔져서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  한 포기의 이름모를 잡초만이 쓸쓸이 지키고 있는 어느 묘지의 녹쓴 철문

            

이 비싼 곳에 안장이 되었다는 것을 보면

한때는 천하를 호령하던 권력가였거나 엄청난 재력을 겸비한 재력가였을지도 모르지만,

           

오늘날 누구하나 그의 덕을 기리기 위해 걸음을 멈추거나

고개를 숙이는 이 없을 만큼 권력과 세월은 무상하기만 하다.

            

           

            

 

          

           

         

          

          

           

▲  이제는 쓸쓸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몇몇 묘지들 앞에는

이 곳에서 사육되어 지고 있는 듯한 몇몇 고양이들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에비따의 사후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라는 여전히 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부자들을 적으로 삼고 가난한 국민들의 편에 서고자 했던 그녀,

아르헨티나와 함께 서민들의 영원한 어머니로 남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