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하면 탱고(Tango),
탱고하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 만큼 탱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명사이자,
상징이 된지 오래다.
'탱고의 도시'라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까지 와서
탱고 쇼를 보지 않고 떠날 수는 없는 일이다.
숨막힐 듯 답답한 실내 공연장보다는
탁트인 야외 무대를 선호하는 필자는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탱고를 보기 위해 '탱고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라 보까(La Boca) 지역으로 향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곳곳에서는
삶에 지친 무명 댄서의 길거리 공연에서부터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손님을 끌기 위한 호객용 공연,
그리고 수준급 전문 댄서가 펼치는
일류 무대 위에서의 공연까지
다양한 종류와 수준의 탱고 쇼가 연일 펼쳐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라 보까(La Boca) 지역의
많은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즐기면서 탱고 쇼도 관람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야외 무대를 마련하고
여행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이렇게 화려하고 열정적인 탱고도
그의 탄생 과정을 깊숙이 들여다 보면
서글프고 우울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수 백만 명이 넘는 유럽 이민자들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건너 왔을 당시,
남자들의 수에 비해 여자들이 턱없이 부족했었다.
그 당시 탱고는 남성들이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여성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춤이었으며
때로는 길거리에서
춤 겨루기가 펼쳐 지기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서글프고 우울한 탄생 과정을 뒤로 하고
이제는 아르헨티나인들이 생활 속에서
즐기는 춤과 음악으로서의 탱고로 거듭나게 되었다.
▲ 춤과 노래가 몸에 베어 있는 듯 한
아르헨티나인들...
즉석에서 무대 위로 초청되어 들려주는
일반 관객들의 노래 수준이나 춤 실력이
전문가 못지 않은 상당한 수준급이다.
물론 자신이 있으니까 초청에 응했겠지만...
때론 경쾌하고 활기찬 음악 연주에 맞춰
현란한 춤 동작을 선보이기도 하고,
또 때론 흐느끼며 울부짓는 듯한
애수 어린 음악의 리듬에 맞춰
남녀간의 열정이나 애로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상대방의 빈 공간을 파고드는
힘차고 날렵한 발놀림과
서로를 갈구하는 듯한 눈빛, 그리고
상대 파트너의 숨결마저도
들어 마셔 버릴 듯 한 표정연기는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감동이라는 선물을 주기에 충분하다.
▲ 탱고 춤만이 아니라,
관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 댄서들의 공연 중간 중간에는
관객들을 무대 위로 불러내어
탱고 시범을 보이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관객들과 함께 탱고 포즈를 취해 주기도 한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보는
수준급 전문 댄서들의 극장 공연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록 간이 무대 위에서의 소박한 공연이지만
관객과 하나가 되어 같이 호흡하면서 펼치는 무대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쇼에 심취하다 보니
음식이 입으로 들어 갔는지 코로 들어 갔는지
맛을 제대로 음미 할 수 없는 단점도 있었던 것 같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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