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의
산뗄모(San Telmo) 지역.
그 중에서도 디펜사(Defensa) 거리.
평소에는 거리를 점령한
골동품 가게의 오래된 물건들이
여행자들로 하여금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되돌아간 듯 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지만,
주말이면 직접 제작한 기념품과 예술품을 파는
노점상들이 기나긴 거리를 가득 메우고,
곳곳에서는 거리의 행위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예술적인 끼를 한껏 발산하고 있다.
▲ 어느 거리 예술가가
익살스럽고 재치있는 모습으로
무언극을 연출하고 있다.
마치 표정을 통해
행인들에게 무언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 지나가던 행인을 붙잡고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해 내기도 한다.
이 장면을 접한 여행자들의 입가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웃음 꽃이 활짝 피어 난다.
때론 동전 몇 푼을 얻기 위해
유치하고 어수룩한 공연도 있지만,
대부분의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은
상당한 수준으로
쉽사리 자리를 뜰 수 없도록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근사한 공연들도 많이 접할 수 있다.
▲ 한참 동안이나 미동 조차 없이 서 있다가,
자신 앞에 놓인 깡통에
돈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그 때서야 움직이면서 감사의 답례 표시를 하거나
어린이들에게는 호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건내주기도 한다.
▲ 앞을 볼 수 없다는 행위 예술가
머리를 셔츠 속에 감추고
여행자들의 사진 모델이 되어 주면
행인들은 그의 앞에 동전 몇닢씩을 놓아 준다.
이를 지켜본 행인들은 짠한 마음이 들면서도
어느덧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다.
▲ 온 몸을 음악의 리듬에 맞춰 흔들어 대지만,
그의 손길이 닿는 캔버스에는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근사한 작품이 완성되어져 있다.
▲ 음악을 연주하고 지나가는 악사들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더니
어느샌가 일행 중 한 명이 다가와 모자를 내민다.
사진 찍었으니 돈 달라는 소리...ㅋ
▲ 디펜사 거리 행위 예술가들의
대명사가 되버린 인형극
아마도 이 분의 사진이
여행 가이드 북에 등장해서가 아닐까 싶다.
인형과 연출자가 같은 옷을 입고 펼치는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술을 들이키는 동작 하나 하나까지도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해 낸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표 얼굴인 탱고(Tango)
거리 곳곳에서는 행인들을 위한
무료 탱고쇼가 펼쳐지고 있다.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보는
전문 업소의 탱고쇼 보다도
오히려 길거리에서 본 무료 퍼포먼스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예술적 감동은 꼭 비용이나
무대의 수준순만은 아닌가 보다.
▲ 전문 무용수들의 공연이 끝나면
즉석에서 행인들을 끌어들어
탱고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행인들과 함께 사진 촬영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 저마다 제각각인 차림새나 모습으로 봐서는
어설퍼 보이기 짝이 없지만,
연주 만큼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하모니를 보여주는 거리의 악사들.
길거리 공연이라는 말에
예술계 지망생들이 나와서
그저 아마추어 수준의 공연을 펼칠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잘못된 편견과 선입관이었다.
예술가들의 영혼을 담은 듯한
진지하고 상당한 수준의 거리 공연을
곳곳에서 접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남미 (South America) > 2011 아르헨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탱고를 탄생시킨 원색의 항구, 라 보까(La Boca) (0) | 2011.05.02 |
---|---|
열정과 감동의 현장, 탱고(Tango) 쇼를 보다 (0) | 2011.04.28 |
아르헨티나에서 반드시 맛 봐야 할 세계 최고 수준의 쇠고기 아사도 (0) | 2011.04.25 |
남미의 유럽, 아르헨티나에 첫 발을 내딛다 (0) | 2011.03.30 |
세상 끝의 비경을 찾아 떠나는 여정 (0) | 2011.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