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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South America)/2011 아르헨티나

팜파스 대평원을 뚫고 이과수 폭포를 만나러 가다

by 호야(Ho) 2011. 5. 18.

            

            

           

볼거리, 즐길거리가 유난히도 많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매일같이 구경거리를 찾아 다녀도 한달이 모자란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야만 하는 마지막날,

아직 다 느껴보지 못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다채로운 매력에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은 또 그동안 여행을 같이 했던 마이코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미국에서 웹디자이너로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마이코는

3주간의 여정으로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를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달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파타고니아까지 같이 가자고 꼬시고 졸랐지만 줄곧 안된다고만 말하더니...

자신도 내심으론 파타고니아를 가고 싶어서

나 몰래 항공권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를 해 봤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한다.

        

그러고도 나한테는 시치미 뚝떼고 있다가 돌아가는 날에야 이야기를 한다.

언제 또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온라인상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고

일단 작별인사를 한다.

            

            

            

           

마이코와 헤어지고 난 후 장거리 버스를 타고

파라과이와 브라질, 그리고 아르헨티나 3국의 국경지역인 뿌에르또 이과수로 향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뿌에르또 이과수까지는 버스로 19시간을 달려야 하는 고달픈 여정이다.

비록 세계에서 시설과 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장거리 버스지만

무려 19시간 동안 달리는 버스 안에 앉아 있어야 하는 건 정말 고역이다.

          

비행기를 타고 갈까 생각도 해 봤지만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아르헨티나의 대평원을 달려보고 싶은 마음에 버스를 택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도심을 벗어난 버스는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팜파스(Pampas) 대평원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한다.

          

            

            

           

            

            

            

             

            

            

            

            

▲  얼마 달리지 않아 만나게 된 강

          

황토빛으로 누런 강물과 옆에 우거진 숲을 보니

마치 아마존 강을 건너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  달리는 도중 신기한 현상을 목격했다.

대평원 한가운데서 물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층을 형성하고 있다.

          

처음엔 '공장지대거나 아니면 화재가 났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니었다.

아마도 강 중간에 있는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수증기가 형성되어

하늘로 올라가서 구름층을 형성하는 듯했다.

            

               

              

             

              

             

           

            

             

           

팜파스(Pampas) 대평원은 대서양에서 아르헨티나 중부를 가로질러

안데스 산맥 기슭까지 펼쳐진 광대한 평야지대를 말한다.

팜파스라는 이름은 께추아어로 '평평한 면'이라는 뜻이다.

          

            

            

▲  말을 타고 소떼를 몰고 있는 가우초들의 모습도 보인다.

            

            

             

             

            

            

▲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평원

          

오직 보이는 것이라곤 가끔씩 등장하는 숲과 군데 군데 파인 파란 물 웅덩이,

그리고 그 주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뿐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지평선 위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이

아르헨티나에는 총 6천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즉, 인구 1인당 2마리라는 어마 어마한 숫자 때문에

한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가격에

엄청난 양과 질의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좁은 사육장에 갇혀 인공 사료로 키워진 소와

드넓은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어 다니며 풀을 뜯어 먹고 자란 소,

              

'과연 어떤 것이 더 좋은 고기인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

'아르헨티나의 소고기가 세계 최고'라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  얼마나 넓은지 가는 도중에도 중간 중간 날씨 상태가 바뀐다.

           

한참 빗방울이 쏟아지더니 선명하고 완벽하게 둥근 쌍무지개가 나타난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땐 종종 만나곤 했던 무지개를 못본지 꽤 오래된것 같다.

               

하지만 저렇게 완벽한 쌍무지개는 내 인생에서 처음 만난다.

달리는 차안에서 찍어서 그렇지,

실제 모습은 정말 선명하고 완벽하게 둥글다.

          

           

            

           

            

           

          

           

            

           

            

          

▲  우리가 타고 왔던 버스

        

밤새도록 달리고 달린 버스 안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깨어보니

버스가 잠시 길가에 멈추고 손님을 내려주고 있다.

           

나도 잠시 버스에서 내려 잠도 깨도 혈액순환을 위해 가벼운 운동도 해본다.

그러던 도중 이상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밤새 전혀 딴 세상에 와 있는듯 하다.

          

            

           

▲  바로 땅이 온통 붉은 황토색이다.

           

심지어는 아스팔트 도로까지도 주위의 흙이 묻어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이제야 왜 이곳의 강들이 그렇게 붉은 황토빛을 띠는지 이해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달라진 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던 대평원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도로 양쪽 옆으론 밀림같은 숲이 우거져 있다.

           

           

            

▲  중간에 만난 비로 인해 유리창이 많이 더러워져 있다.

           

             

          

          

         

          

           

오후 2시에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아침 9시가 넘어서야 뿌에르또 이과수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숙소를 찾아 짐만 내려놓고

이과수 폭포를 보기 위해 바로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