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이끌러
이 먼 지구 반대편까지 오게 된걸까?
이유도 없이 어느날 문득 그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강렬한 이끌림이었다.
누구나 꿈은 꾸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는 않는...
실로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였다.
파타고니아와의 만남은
아마 내게는 운명이었을련지도 모른다.
그 이름만으로도 나의 가슴을 들끓게 했고
뒤돌아 서기도 전에 그리워 지는 곳,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누군가 파타고니아를 보지 않고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10곳을 꼽는다면
한자리를 차지하고도 남을 만한 곳이다.
또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마치고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돌아와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제 잠시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돌아본 후,
비행기를 타고 칠레의 중부도시,
푸에르토 몬트로 향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볼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은
읍 정도 규모의 작은 도시다.
단지 또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입구역활을 하는 곳으로
여름철 성수기에는 트레킹의 명소답게
지구촌 곳곳에서 모여든 트레커들로 북적거린다.
3박 4일간의 또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후기
https://canadaho.tistory.com/356
이제 버스를 타고 푼타 아레나스 공항으로 향한다.
달리는 내내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 처음엔 들판에 눈이 쌓여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눈이 아니라 밤새 서리가 내린 것이었다.
지나면서 얼핏 보기에도
나뭇가지들이 한쪽 방향으로 고개를 향하고 있다.
이방인들에게는 무엇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다.
▲ 사람을 매혹시키는
대자연의 풍광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하늘과 들판이 그려놓은 그림과
바람이 연주하는 노래소리가
떠나려는 이방인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고 있다.
▲ 끝없는 지평선과
거침없는 야생의 생명력이 넘치는 땅,
언제 또 이 땅에 발을 디딜수 있을까?
▲ 푼타 아레나스 공항에 도착했다.
마치 버스 터미널 같은 조그마한 공항이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만나고 돌아오는 공항,
나를 알지 못하는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곳에 서 있다.
공항에서는 짐을 바리바리 들고 있다 하더라도
매임이 없는 마음은 한없이 홀가분하다.
▲ 파타고니아의 땅을 박차고 오른 비행기는
마치 솜털을 깔아 놓은 듯한
하늘을 가로질러 날기 시작한다.
▲ 그러고 보니 그동안 참 많이도 돌아 다녔다.
이제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떠나
푸에르토 몬트에 도착했다.
오늘로서 힘든 여정은 모두 끝이 난 듯하다.
앞으로는 밤새도록 야생동물들과 신경전을 벌이거나
산속을 헤매야 하는 일은 없는 여정이다.
이제부터는 여행이 아니라
한량처럼 뒷짐지고 돌아 다니는 관광모드로 변신한다.
여행 초반 이방인의 마음을 짓누르던
긴 여정에 대한 긴장감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고,
이제는 새로운 땅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푸에르토 몬트에 첫발을 내딛는다.
과연 푸에르토 몬트는 먼길 찾아온 이방인에게
어떤 모습과 경험을 안겨 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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