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라이소'라는 이름이
'천국과 같은 계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 듯이,
발파라이소는
도시 전체가 가파른 언덕으로 되어 있어서
이 곳 사람들은 아센소르를 이용해서
언덕을 올라 다녔다.
최초의 아센소르는
1883년부터 운행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자동차가 들어온 것이
기록상으로 1903년이니까
우리나라에는 아직 자동차도 들어오기 전부터
이 곳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언덕을 올라 다녔던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
바로 과거 발파라이소의 엄청난 경제력이었다.
19세기 초반에 발파라이소는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배들의
중간 기착지 역활을 하면서
수도 산티아고를 뛰어 넘는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칠레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범죄율이 높은 빈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럼 그 사이 이들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바로 1906년 몰아닥친 대지진으로 인해
발파라이소는 거의 초토화가 되었다.
이로 인해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8년 후,
엎친데 덮친격으로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면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가던 배들 조차도
이제는 더 이상 머나먼 남미 끝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언제나 그렇듯이...
돈과 권력을 가진 부유층들은
하나 둘씩 발파라이소를 떠나
산티아고와 같은 대도시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결국 힘없고 가난한 민초들만 남은 발파라이소는
긴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 100년이 넘도록
이 곳 사람들의 발이 되어 준
아센소르를 타고 언덕 위에 올라본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아센소르를 탈 수 있는 입구가 나온다.
이 곳에서 요금으로 300페소
(한화 6-700원 정도)를 지불하고
우리의 지하철 역처럼 철제 회전봉을 밀고 들어가
아센소르에 올라 탄다.
▲ 다소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만들어진지 100년이 넘은 아센소르가
아직까지도 멀쩡히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 아센소르를 타고 언덕 위에 올라서자,
항구를 배경으로 한
드넓은 태평양의 수평선이 펼쳐진다.
▲ 발파라이소에는
44개의 가파른 언덕이 있고,
그 언덕 꼭대기까지
색색의 페인트 칠을 한 낡은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 항구 주변이나 센트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가파른 언덕길이거나
깜짝 놀랄 만큼 급한 경사의 돌계단으로 되어 있다.
▲ 항구 주변이나 센트로 지역은
온통 형형색색 밝고 화사한
파스텔톤의 집들로 가득하다.
▲ 항구에서 가까운 이 곳은
그나마 고급 주택들이 들어서 있지만,
가파른 언덕 위로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녹슨 함석판에 페이트칠도 벗겨진 낡은 집들이
빈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 관광객들을 위해
전망 좋은 카페나 분위기 있는 식당들도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다.
▲ 언덕 아래로 이어지는 길들은
위 아래로 경사가 심한 골목이
좌우로 굽이굽이 어지럽게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여행자들은
지도를 들고도 길을 헤매기 쉽상이다.
▲ 다양한 색채로 그려진 벽화들이
여기저기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려져 있어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한 저택이
위태롭기 짝이 없다.
전망이야 좋겠지만
지진이 잦은 지역이다 보니...
▲ 정신없이 골목 구석구석을 탐험하다 보니
어느새 주위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이 곳 언덕 위에 어둠이 깔린 후에는
치안이 상당히 안좋다는
가이드북의 충고를 받아들어
아센소르를 향해 발길을 옮긴다.
▲ 이제는 언덕 위까지도 도로가 정비되고
차량 통행이 용이해지면서
일부 주민들과 관광객들만이 아센소르를 이용한다.
▲ 거리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자,
젊은이들이 길거리에 앉아
물건을 펼쳐놓고 팔고 있다.
시인 네루다의 표현처럼
아직도 가난이 폭포수처럼 흘러 내리고 있지만,
정부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
담벼락이나 길거리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2003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이제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남미 (South America) > 2011 칠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항시인 네루다를 사망한 지 38년만에 부검한다? [Chile] (0) | 2011.10.09 |
---|---|
시인 네루다가 사랑한 칠레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 [Chile] (0) | 2011.09.29 |
산티아고에서 우연히 발견한 벽화의 거리 [Chile] (0) | 2011.09.08 |
칠레의 시위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 [Chile] (0) | 2011.08.24 |
산티아고의 전망대, 산 끄리스또발 언덕에 오르다 [Chile] (0) | 2011.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