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천 만명이 모여 사는 세계 최대의 도시,
멕시코 시티(Mexico City)
그 중에서도 도시의 중심 광장이라는 소깔로와
대성당 바로 옆 공터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힘든,
이 곳만의 색다른 광경을 만나 볼 수 있다.
꿩의 깃털로 화려하게 장식한 모자를
머리 위에 뒤집어 쓰고,
화려한 전통 문양이 그려진 옷으로
신체의 일부만을 가린 채 나타나,
힘차고 거친 북소리에 맞춰
마치 무슨 고대의식이라도 치르는 듯
격렬하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아스떽(Aztec)의 정신과
전통을 지킨다고 자처하는
아스떽 원주민의 후손들이다.
한쪽 구석에는 소박하고
조금은 유치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제단을 차려놓고
그들만의 의식을 진행하곤 한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송진과 풀로 만든 향을 피우며,
몸에 깃든 불운과 나쁜 영혼을 쫓아내는
정화의식을 벌이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굿판을 보는 듯하다.
많은 시민들이 이 의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찾아 이런 정화의식을 청하고
도움을 구한다고 한다.
이들이 정화의식을 벌일 때는
송진 가루를 이용한 향과
소라껍데기를 이용한 우렁찬 뱃고동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풀을 주로 이용한다.
때로는 시민들의 부탁을 받고
마치 우리의 민간요법 같은
처방을 내려 주기도 한다.
이런 의식이 한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성당 바로 옆에서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지만
그 의식이 미신이라느니
우상숭배라느니 하며
이들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자신만의 잣대와 믿음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며,
자신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고
단정짓는 행동만큼이나
어리석고 우매한 것은 없다.
나와 다른 생각이나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이방인 취급을 하고,
마치 역적이라도 되는 양
헐뜯고 공격하는 추한 모습이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상대방의 믿음이나 생각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모든 다양함을 포용하고 끌어 안았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지고
성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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