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예기치 않았던 축제를 우연히 맞딱드린다면
여행자에게 그보다 더 큰 행운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다른 지역에서는 접하기 힘든,
그 지역만의 독특하고 이색적인 전통축제라면 더 더욱 그러할 터.
이번 여행 중 그런 행운이 나에게도 찾아와 주었다.
멕시코 오하아까(Oaxaca)의 거리를 한가로이 걷던 중
화려한 전통복장에 조금은 괴기스러울 정도로 이색적인 분장을 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급히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왠지 저들을 따라가면 뭔가 흥겨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
마치 호기심이 가득한 고양이마냥 그들의 뒤를 졸래졸래 뒤따른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도시의 중심 광장이라는 소깔로 광장.
광장 주변에는 행사 참가자들이 한결같이 해골분장을 한 채,
머리 위에 꽃바구니를 이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 주위를 관광객들이 에워싸고 이색적인 장면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오늘은 바로 멕시코의 오랜 전통축제 중 하나인
'죽은 자들의 날(Day of the deads)' 행사가 펼쳐진다고 한다.
'죽은 자들의 날'은 11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처 행해지는,
말 그대로 먼저 이승을 떠난 가족들과 친구들을 기리기 위한 행사이다.
이 기간이 가까워지면 각 가정이나 가게, 그리고 공공장소에는
죽은 영혼들을 위한 제단이 마련되고
예쁘게 오려진 형형색색의 종이와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우리의 동양 문화권에서는 매년 가족이나 친구가 이승을 떠난 날이 되면
온 가족들이 모여 그를 기리기 위한 제사등의 의식을 치르지만,
멕시코인들은 매년 11월 1일과 2일 이틀동안
죽은 자들이 이승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 온다고 믿는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이 기간동안 음식과 꽃, 촛불등으로 화려한 제단을 만들고
이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축복하는 축제를 연다.
▲ 정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
관광객들에게 잠시 포토타임을 주기 위해 행사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해 준다.
▲ 이윽고 악단의 연주에 맞춰 행사 참가자들의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 잠시후 악단의 연주가 빠른 템포의 경쾌한 음악으로 바뀌고
행사 참가자들은 그에 맞춰 몸을 흔들어 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사탕과 초콜렛을 던져준다.
오늘날의 '죽은 자들의 날' 행사는 미국의 할로윈 데이의 영향으로 인해
예전의 전통과는 다른 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기간이 되면 꼬마 아이들이 드라큐라나 귀신 분장을 하고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받아 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죽은 자들의 날' 축제는 멕시코의 전통문화와
그들의 삶의 한 면을 보고 느낄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나 동양의 문화와 비슷한 행사가 멕시코에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참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행복하셨지요?
모든 분들 덕분에 무사히 이번 여정을 마무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막 돌아와서 아직 정신이 없네요^^
오랫동안 포스팅이 없어서 공항에서 작성해 두었던 것이라도 급히 올립니다.
좀 여유가 생기는대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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