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원색적인 벽화와 조형물들로 가득한 아멜 거리를 둘러본 후,
아프로-쿠반 문화의 대표적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룸바 공연을 관람할 차례.
룸바(Rumba)는 아프리카에서 쿠바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에 의해 시작된 춤으로,
노예들이 고된 노역을 하면서 북장단에 맞추어 움직이던 동작이 춤으로 발전되었다.
라틴 음악과 춤이라면 브라질의 삼바와 아르헨티나의 탱고,
그리고 쿠바의 살사로만 알고 있었는데,
쿠바에서 탄생한 음악과 춤에는 룸바도 있었다.
아멜 거리 중앙에 마련된 소박하고 조그마한 야외 공연장 주변에는
룸바 공연을 보려는 현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관객들 입장에서만 보면 신명나고 흥겨운 무대이지만,
사실 룸바는 고된 노동으로 지친 흑인 노예들의 한과 삶의 애환,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는 몸부림이 서려 있는 슬픈 춤이다.
춤의 동작을 보면 상체는 상당히 역동적이고 화려한 반면,
하체는 움직임이 거의 없어 보인다.
실제로 룸바의 기본 스텝은 좌우로 3보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당시 노예들의 발이 무거운 쇠사슬로 묶인 채로
북소리에 맞춰 추던 춤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이라고.
룸바를 좀 아는 용감한(?) 관광객들은 무대로 뛰어 들어가
배우들과 함께 신나게 한판 어우러지기도 한다.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이 광대춤 같은 무대도 이어지고...
공연장 주변이 어둑어둑한데다가 배우들의 빠른 동작을
똑딱이로 담다보니 많은 사진들이 흔들렸다.
뭐니뭐니 해도 쿠바의 음악과 춤이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살사(Salsa)일 것이다.
때문에 쿠바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의례히 찾는 곳 중의 하나가 살사 공연장이 되었다.
하지만 쿠바는 살사 외에도 룸바의 본고장이라는 사실.
특히나 일요일 오전에 아멜 거리에 가면
팁 몇푼으로 훌륭한 룸바공연을 즐길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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