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카펫을 밟으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나서
이제는 신비스러운 연어들의 귀향장면을 보러 발길을 재촉한다.
골드스트림 강은 매년 가을 산란기가 되면
수 많은 연어들이 알을 낳기위해
멀리 태평양으로부터 바다와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모습으로 장관을 이룬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많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경이로운 장면을 담느라 분주하다.
이 아저씨는 다리 위에서 대포를 장착하고는
연어떼들을 향해 열심히 조준사격중이다^^
이미 생을 마감한 전사자들도 즐비하다.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세찬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모습이 처절하기까지 하다.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오르면서 상처투성이가 된 연어들은
알을 낳고 난 후에는 색이 변하면서 기력이 소진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그사이 전리품을 얻기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녀석들도 모여든다.
노년의 아름다운 모습들...
요즘처럼 결혼과 이혼이 쉬운 시대에
참 보기 좋은 광경이다.
어찌 생각해 보면
남녀간의 사랑만큼이나 변덕스러운 것도 없는 듯하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남녀간의 열정적인 사랑은 100일이 한계라던데...ㅋㅋ
쉽게 달아 올랐다 근방 식어버리는 알루미늄 남비 같은 사랑보다는
쉽게 끓지는 않지만 한번 달아오르면
오래도록 식지않고 그 열기를 간직하는 가마솥 같은 사랑이었으면 좋으련만...^^
열심히 만찬을 즐기던 갈매기 녀석.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거슬렀는지
한마디 내뱉는다.
에구머니나~~ 먹을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뭘 그리들 처다보시나?
갈매기 식사하는 것 처음 봐유??
빨리들 좀 지나가유~
이야~~ 잘 먹었다.
이쑤시개가 어디 있더라?
이 아저씨는 이제 장소를 옮겨
가까이에서 아주 초토화를 시켜버릴 작정인 모양이다ㅋㅋ
물꾸러미 물속을 주시하고 있던 요녀석....
'이때다'하고 순식간에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러고는 '랄랄라~ 이번에도 한건했네'하는 표정이다^^
어찌보면 갈매기 녀석들이 좀 얄밉기도 하다ㅎㅎ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순환구조라는 건 알지만...
주립공원인 이곳에서는 오직 원주민들에게만 연어잡이가 허용된다.
원주민 외에 일반인이 연어를 잡으면 벌금이 무려 3,000불이라나...
민물하천에서 태어났지만 바다에서 성장한 연어는
산란시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알을 낳기위해 거슬러 올라간다.
세찬 물결과 부딪치고 높은 폭포를 뛰어 넘어야 하는 시련도 극복해 가면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연어의 귀소본능은 정말 대단하다.
어찌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객지에 나가 살면서도
늘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으며 살아가는 우리들과
참 많이도 닮았다.
'살구꽃이 아름다운 것은 고향을 떠나 본 사람만이 안다'던 이어령님의 글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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