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날리를 출발해서
해발 3000~5000m를 넘나드는 고산의 산악지대를
무려 21시간 동안 달려 레(Leh)에 도착했다.
라다크 지방의 최대 도시인 레(Leh)는
지리적 폐쇄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직까지도 그들만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러고 보니 네팔 카트만두를 시작으로
참 많이도 올라왔다.
레로 가는 육로는
평소에는 눈과 빙하로 덮여 있어 폐쇄되었다가
눈이 녹은 여름 한철에만 열린다.
먼저 숙소 옥상에 올라 도시 주변을 살펴본다.
시내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나무 한 그루, 잡초 하나 살지 않는...
그야말로 사막 같은 벌거숭이 황무지 산악지대다.
어쩌면 산에 나무 한 그루가 없을까?
마치 영화나 TV에서 접하던 화성의 모습을 보는 듯...
고도가 해발 3500m를 넘는 고산지대라
산소가 희박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강수량이 너무 적은 극도의 건조지역인 탓에
산에 나무나 풀이 살 수 없는 듯...
아침 일찍 거리로 나서본다.
곳곳에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창고 같은 건물 내부를 들여다 보고 서 있다.
무슨 일인가 싶은 호기심에
저들 틈에 끼어 안을 기웃거려 본다.
내부에서는 밀가루를 반죽해서
화덕에 빵을 굽고 있다.
오~호라~~
주민들이 아침 식사로 갓 구워낸 빵을 사기 위해
빵 집마다 줄을 서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우리도...ㅋㅋ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빵과
주위에서 야크 치즈까지 구입해서...
커피와 함께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햇살은 따가운...
전형적인 고산지역의 날씨다.
길거리 한편에서는 무엇인가 씨앗을 잔뜩 펼쳐놓고 팔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지역에서도 농사가 가능할지...
말린 과일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많다.
주인 아저씨가 구경하는 우리 일행들에게
맛 보라며 말린 살구를 하나씩 건넨다.
라다크는 현재 행정구역상으로 인도 영토지만,
역사적으로는 티베트에 속해 있었기에
전형적인 인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사람들의 외모는
우리네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한땀 한땀 손바느질로 꿰매어 가며
신발을 만들고 있다.
이 지역에서 채소나 과일은 꽤나 귀한 음식이다.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두세배는 비싸다.
고산병에는 백약이 무효...
예방만이 최선의 길이다.
이런 고산지역에서는 가급적 천천히 움직이는 게 상책...
저 아저씨 손은 씻었을까?ㅋㅋ
화덕에서 빵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있다.
싱겁고 빠짝 마른 빵이지만,
뜨거운 짜이에 담가 먹으면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오잉?? 이 곳에 웬 한글이...??ㅋㅋ
이 머나먼 곳까지 어찌 왔을까?
양의 젖을 짜서 팔고 있는 주민도 있다.
마니차를 돌리며 복을 기원하는 주민들도 보이고...
저녁은 티베트 전통음식 뗌뚝으로...
티베트 전통음식 중에는 우리와 비슷한 음식이 많다.
우리의 만두와 모양이나 맛이 비슷한 모모,
칼국수를 닮은 뚝바, 그리고 수제비와 비슷한 뗌뚝 등...
늦은 오후가 되자,
이 곳에도 노점상이 등장한다.
양고기 꼬치구이가 숯불에 지글지글 익고 있다.
레(Leh)의 진정한 볼거리는
황량하고 척박한 생활환경에 적응해서...
그들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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