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Ladakh) 지방은
현재 인도의 최북단 잠무 & 카슈미르 주에 속한 인도 영토지만,
역사적으로는 티베트에 속해 있었다.
그 때문에 이 일대의 문화나 종교적 특징은
전형적인 인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티베트에 가깝다.
주민들의 외모 또한
우리에게는 상당히 친숙하다.
레 시내에서 바라보면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바위산 꼭대기에
하얀 건물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저 곳은 남걀 체모 곰파(Gompa)...
티베트 불교사원을 일컷는 곰파는
어느 곳이든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졌다.
오늘은 남걀 체모 곰파를 둘러보기 위해
언덕을 오른다.
가파른 언덕 위에 올라서자,
황량하게 벌거벗은 산들에 의해 둘러싸인 레 시가지가
마치 섬처럼 비현실적으로 떠 있다.
남걀 체모 곰파로 오르는 길에 만나게 되는 레 왕궁...
19세기 초까지 라다크 왕국의 왕족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티베트 라싸에 있는 포탈라 궁의 축소판이다.
외관은 페인트 칠 조차 하지 않은...
왕궁이라기 보다는
마치 감옥처럼 황량하기 짝이 없다ㅎ
아빠의 손을 잡고 레 왕궁 관광에 나온 아이...
곰파로 가기 위해서는
상당히 가파른 언덕 길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야 한다.
더구나 이 일대는 해발 3500m를 넘는 고산지대...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언덕 너머로는 마치 화성에 온 듯한...
황량하고 삭막함 그 자체다.
산 위에는 수많은 오색의 타르초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다 쉬기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남걀 체모 곰파에 도착했다.
레 시가지 전체가 굽어보이는 산꼭대기에
하얀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초록의 빛깔을 한 레 시가지가
발아래 시원스레 펼쳐진다.
건너편의 샨티 스투파(Shanti Stupa)도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일본 불교의 한 종파에 의해 건립된
평화기념비적인 불탑이다.
사막 같이 헐벗은 산들 너머로는
하얀 히말라야 설산이 보인다.
하얗게 눈이 덮힌 설산 중턱으로는
해발 고도가 무려 5606m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 도로라는 타이틀이 붙은
까르둥 라(Kardung La)로 향하는 길이 보인다.
근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금이 가고 허물어진 낡은 건물은
기나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곰파 내부로 들어가 본다.
한 가운데 불단이 모셔져 있다.
불단 위에는 달라이 라마의 사진과
신도들이 한푼 두푼 보시한 시줏돈이 놓여있다.
관리인이 다가와 설명해 주기를...
이곳의 불은 365일 24시간 내내 꺼트리면 안된다고 한다.
방 한 구석에 기름병들이 가득하다.
아마도 신도들이 보시한 기름인 듯...
찢어지고 빛바랜 벽화가
수백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신도들의 소망과 염원을 담은 돌탑들이
언덕 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산꼭대기에는 타르초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티베트인들은 경전이 적힌 타르초가 바람에 펄럭이면
동시에 불력이 세상에 널리 퍼진다고 믿는다.
라다크 지방은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외부에 개방된 탓에...
티베트 불교의 특징은 정작 티베트 본토 보다도
더 잘 보존되어 있다고 평가 되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라다크 지방은
'작은 티베트'라 불리기도 한다.
'아시아 (Asia) > 2012 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해발 4000m가 넘는 곳에 위치한 판공 초 [India] (2) | 2015.06.27 |
|---|---|
| 판공 초(판공 호수) 가는 길의 아름다운 풍경 [India] (0) | 2015.02.26 |
| 척박한 생활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레(Leh) 주민들 [India] (0) | 2015.01.10 |
| 오지 중의 오지, 라다크 지방의 레(Leh) 가는 길 [India] (0) | 2014.09.23 |
| '인도의 스위스'라는 마날리를 거닐다 [India] (0) | 2014.09.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