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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아일랜드 생활/자전거 여행

빅토리아에서 수크까지 자전거 여행

by 호야(Ho) 2010. 3. 15.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참으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정이었다.

지난번 라이딩때 홀로 밤중에 숲속을 달리면서

'앞으로 다시는 홀로 야간 라이딩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자전거 안장에 앉기만 하면 욕심이 생겨 무리하게 달리게 된다.

아무래도 질주의 본능을 가진 적토마의 해에 태어난 까닭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에는 빅토리아에서 갤로핑 구스 트레일을 따라 수크(Sooke)까지 다녀왔다.

집을 나설 당시 계획은 갤로핑 구스 트레일을 따라 수크강(Sooke River)까지

왕복 약 90km의 라이딩이었다.

           

그러나 달리다 보니 수크강을 거쳐 수크 다운타운을 지나 

결국 자연 방파제가 있는 Whiffin Spit Park까지 가게 되었고

거기서 또 자연 방파제를 따라 걷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되어

돌아오는 길은 홀로 칠흑같은 어둠속을 뚫고 달려야만 했다.

            

집에 도착해 보니 시계는 거의 9시를 향해 돌고 있고

속도계는 왕복 104km를 나타내고 있었다.

         

            

           

역시나 갤로핑 구스 트레일의 숲길은 같은 코스를 반복해 달리고 달려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흙길은 아무리 달려도 피곤함 보다는 갈수록 페달을 더 밟고 싶은 욕망이 강해진다.

이게 바로 자연의 매력이 아닐까...

          

         

         

          

           

랭포드(Langford)를 지나자 마자 만나게 되는 글렌 레이크(Glen Lake)이다.

이 호수를 여러번째 지나게 되지만 매번 볼때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오늘은 푸른 하늘에 군데군데 떠돌아 다니는 흰 구름과 어우러져

새색시 같은 화사한 모습으로 오가는 나그네들을 맞이한다.

        

             

푸른 자연과 새들의 합창 소리만이 인기척 없는 한적한 오솔길을 달리는 나그네를 반겨준다.

           

          

35km 지점을 지나면 이렇게 수크(Sooke) 앞바다를 옆에 끼고

아름다운 해안선 절경을 감상하며 달리게 된다.

눈앞에 탁트인 바다의 전경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넓은 바다 세상을 만나기 위해 이 맑고 깨끗한 계곡물도

온갖 바위와 부딪치고 낭떨어지를 만나는 험난한 여정을 감수하며 얼마나 먼길을 달려 왔을까?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

오늘의 고난과 시련은 힘찬 내일을 향한 도약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것이다.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 절경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산과 바다, 하늘과 구름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한폭의 수채화 그 자체였다.

          

            

캐나다에서는 어딜가나 전망이 아름다운 곳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마련되어져 있다.

나의 애마는 가로수에 기대어 세워 놓고 한동안 벤치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절경에 흠뻑 빠져들어 본다.

           

              

옆에 44km 지점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욕심부리지 말고 그만 되돌아 갔어야 했다.

그러나 또다시 망각의 동물이 되어 과욕을 부리고 만다.

           

             

다시 Sooke River Road를 따라가다 메인 Sooke Road를 타고 수크 다운타운 쪽으로 향했다.

Sooke Road Bridge 위에서 바라본 Sooke River의 모습이다.

              

            

수크강 다리 옆에 위치한 Sooke River Bridge Hotel이다.

           

            

Welcome to Sooke의 표지판이 보인다.

          

            

Sooke Visitor Centre 옆에 세워진 수크 지역 관광 안내도 이다.

           

            

수크 다운타운을 지나 한참을 달려 도착한 파크이다.

이 곳은 수크 앞바다의 자연 방파제 역활을 하는 트레일 코스가 1km가량 이어져 있다.

그러나 자전거는 진입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자전거를 입구에 세워두고 홀로 걸었다.

            

20분정도 걸리는 코스로 중간중간 다양한 바닷새들을 만날수 있으며

마지막 지점에는 조그마한 등대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는 별도로 수크 지역을 포스팅할때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다.

           

           

돌아오는 길이다.

해는 기울어 가고 숲속은 이미 어둑어둑해 진다.

페달을 밟는 동안에도 머리 속에는 혹시라도 숲속에서 이 늦은 시간에

펑크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등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 내리지만 쉴틈이 없다.

어두워지기 전에 최소한 13km 지점까지 만이라도 가야만 한다.

13km 지점부터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인데다 중간중간 인가가 있어서 그나마 낫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가로등 하나 없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홀로 숲속을 달려야만 한다.

하지만 42km를 남겨둔 시점에서 6시가 되어가니...

            

             

달리고 달리다 보니 옆으로는 인가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저 앞쪽에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도 갈길은 멀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길가에 벗꽃이 만발해 있다.

아무리 갈길이 바빠도 이 장면은 카메라에 담아 가야 겠다.

            

             

이미 어둠이 내려 주위는 온통 암흑 천지이다.

가로등도 하나 없는 칠흑같은 야밤길이다.

다행히 저 앞에 도시의 불빛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자전거엔 라이트도 없다.

다행히 가방속에 있던 비상용 손전등을 꺼내

하나는 고무줄로 자전거 핸들어 칭칭 동여매고

다른 하나는 왼손으로 붙잡고 달린다.

            

              

드디어 빅토리아 시내에 접어든다.

바닷물 속에 비친 빅토리아 시내의 불빛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집에 가는 길에 들른 차이나 타운의 야경이다.

역시나 중국사람들은 화려함을 좋아한다.

무리한 야간 라이딩이었지만 아무일 없이 무사히 집에 돌아와 다행이다.

다음 라이딩부터는 안전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