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고 황량한 소금사막 한가운데에
섬처럼 떠 있는 물고기섬.
전체의 모양이
마치 물고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물고기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물고기섬은
온통 바위 덩어리들로 이루어져 있고,
모래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날카로운 가시로 중무장한 선인장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물고기섬 위에서 내려다 보는 소금사막은
정말 황홀함 그 자체이다.
드넓은 하얀 대지 위를 달리는 투어 차량들이
검은 점이 되어 보인다.
물고기섬 입구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다.
아마도 15볼리비아노를 냈던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래서 바로바로 포스팅을 해야 하는데...^^
처음엔 저 커다란 바위 위에
볼리비아 국기가 꽂혀 있길래,
저기가 정상인 줄 알고
앝잡아 보다가 큰 코 다쳤다ㅋㅋ
정상까지는 저 바위 옆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물고기섬을 온통 뒤덥고 있는 선인장들은
잉카인들이 심어 놓았다고 한다.
그럼 저 선인장들의 나이가
도대체 몇 살이란 말인가?
최소한 몇 백년은 되었다는 건데...
저 단단한 바위 덩어리 위에서
수 백년 동안 자라고 있는
선인장들의 강인한 생명력에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산책로가 예상보다 상당히 가파르고 힘들다.
물론 평지라면야
바람쐬러 가볍게 올랐다 내려올 수 있을 정도로
동네 뒷동산 정도의 높이다.
하지만 소금사막은
해발 약 3670m의 고산지대다.
조그만 언덕을 오르는 데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목이 타들어 간다.
라파스에서 만났던 한 한국 아가씨는
고산지대에 적응을 못해서
결국은 우유니 투어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산 언덕 중간쯤 오르니
하얀 소금사막과 안데스 산맥이
발 아래 시원스레 펼쳐진다.
물론 다른 사막지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선인장이지만,
하얀 소금사막 위에서 만나는
선인장의 독특한 풍경에
여행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다.
남미는 우리나라와는 계절이 반대이다.
4월-10월은 건기로서
소금사막 위를 덥고 있던 물이 모두 증발해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새하얀 소금이 광활한 대지를 뒤덥고 있다.
반면 11월-3월은 우기로서
20cm 깊이 정도의 물이 소금사막 위에 고여서
거울처럼 맑은 물 위에 반사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건기에는
보통 소금사막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우기에는
소금호수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진다.
건기에 자동차를 타고
저 드넓은 소금사막을 횡단하는 것도
지구상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이 곳 만의 매력이지만,
우기에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땅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 한 환상적인 풍경은
여행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다.
지금은 건기이기 때문에
소금 위의 물이 모두 말라 붙어서
거울 같이 맑은 호수 위에 반사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모래사막이 아닌
하얀 소금사막 위를 자동차로 누비는 여행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드디어 물고기섬의 정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정상 부근도 그저 선인장 몇 그루와
바위들로 뒤덮혀 있을 뿐이다.
내 키의 몇 배가 되는 선인장들이 즐비하다.
선인장은 보통 1년에 1cm정도 자란다고 한다.
그럼 이 황량한 바위산 위에서
최소한 수 백년 동안
생명력을 이어 오고 있다는 거다.
내려가는 길에 보니
조그만 동굴이 하나 보인다.
다른 일행들은 옆으로 지나쳐 내려 가는데
이 놈의 호기심 때문에 어딜가나 손발이 고생한다.
동굴 내부는 현무암 덩어리들이
조잡하게 더덕더덕 붙어 있다.
여길 가나 저길 가나
온통 바위덩어리들 뿐이다.
선인장들의 몸에는
이제 막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것도 보이고,
꽃을 피우고 나서
시들어 처진 하얀 꽃 잎들도 눈에 띈다.
선인장의 온 몸을 둘러싸고 있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상당히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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