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나 까냐빠에서
이색적이고도 아름다운
고산지대의 풍경을 바라보며
점심을 마친 우리 일행.
다시 차에 올라타고
황량한 사막지대를 가로 질러
달리기 시작한다.
헉!!!
또 다시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여긴 말 그대로 붉은 사막지대다.
역시나 사방천치 잡초 한 포기
눈에 띄지 않는다.
오전에 우리 일행을 괴롭혔던 돌멩이들 조차도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오직 보이는 것이라고는
붉은 모래와 붉은 산봉우리들 뿐.
이 붉은 세상을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아름답게 뒤덥고 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저 앞에 이색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붉은 암석지대다.
넓은 들판에 펼쳐져 있어서인지
멀리서 보기에는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아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 크기와 높이가 우리를 압도한다.
바위 앞에 서 있는
우리 일행들의 모습이 조그만해 보인다.
거대한 바위 틈 사이에는
정체 모를 녹색의 생명체들이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슨 이끼류인 듯한데...
헉!!!
이건 토끼가 아닌가?
거대한 바위 덩어리 틈 사이에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 토끼가 목격되었다.
이 황량하고 붉은 사막지대에서,
아무 것도 없는 저 바위 틈에서
어떻게 토끼가 산단 말인가?
'어디 올라 올테면 올라와 봐라~
날 잡아 봐라~'하고 비웃기라도 하 듯
가까이 다가가도 미동조차 없다.
그러나 이것은 토끼가 아니고
토끼와 비슷하게 생긴
비스까챠(Viscacha)라고 한다.
얼른 보기에는 토끼와 비슷하지만
비스까챠는 토끼에 비해
긴꼬리를 가진게 특징이라고 한다.
보통 2,30마리가 집단을 이루어
바위 틈 등에 동굴을 파고 산다고 한다.
주로 풀이나 나무뿌리 등을 먹고 산다는데
이 황량하고 붉은 사막지대에서
어디서 먹이를 구하는지
참으로 아리송하고 신비롭기만 하다.
우리 일행은 비스까챠와 작별을 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이번엔 회색의 모래 사막지대가 펼쳐진다.
이 드넓은 사막지대는
가는 곳마다 우리들에게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달리는 내내 색다른 경치를 선보이며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우리 옆으로 다른 팀들의 차량이
하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우리를 앞질러 간다.
하루종일 흙먼지를 너무 들이마셔서 그런지
목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광활한 모래사막 바닥에는
오직 앞서간 차량들의 타이어 자국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우리의 가이드는 젊어서 그런지
다른 차량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가지 않는다.
아무 흔적도 없는 새로운 모래바닥을 달리며
자기만의 자취를 남긴다.
흙먼지를 마시며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에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널려 있다.
도대체 이것이 바위일까? 나무일까?
아니면 거대한 버섯일까?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그것은 분명 바위였다.
수세기 동안
황량한 사막의 세찬 모래바람이 빚어 낸
대자연의 예술작품.
바로 그 유명한 돌의 나무(Arbol de piedrra)다.
오랜세월 동안 사막의 세찬 모래 바람이
바위의 아래부분을 심하게 깎아내어
버섯 모양의 조각 작품이 탄생되었다.
커다란 윗부분을 겨우 지탱하고 서 있는 듯 보이는
가느다란 아랫부분이 곧 부러질 것만 같아 보인다.
이 지역에는 돌의 나무 외에도
많은 예술작품 같은 바위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마치 조각작품 전시장에 와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위대한 대자연은
이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에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건설해 두었다.
대자연이 빚어 낸 갖가지 신비로운 작품들과
세찬 모래바람과 흙먼지만이 가득한
황량한 모래사막에 적응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생명체들,
바로 이들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세계 각처의 여행자들이
볼리비아로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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