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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South America)/2010 볼리비아

플라밍고를 만나러 라구나 에디온다(Laguna Hedionda)로 [Bolivia]

by 호야(Ho) 2010. 7. 24.

      

         

사막 한가운데서 거센 모래바람의 풍화작용으로

 기묘하게 깎여진 자연의 조각작품들을 감상한 우리 일행은

다시 하얀 흙먼지를 풀풀 일으키며 황량한 모래사막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한다.

       

        

드넓은 모래사막 위에는 오로지 이름모를 잡초 포기와 바위들만이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맞이할뿐

생명체라고는 도무지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참을 달려서 서서히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할 때쯤 하얀 호수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우리 일행이 향하고 있는 라구나 에디온다(Laguna Hedionda)이다.

        

                  

멀리서 보기에는 하얀 얼음이 호수위를 뒤덥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호수위를 덥고 있는 건 얼음이 아니라 소금덩어리들이다.

          

        

호숫물이 소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호수 주변으로 하얗게 소금띠가 형성되어 있다.

        

       

          

       

        

갈색의 황폐한 산들이 호수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이 호숫물과 소금띠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호숫가에는 역시나 가시처럼 드세보이는 잡초 포기들이

 호수와 사막지대를 경계지우며 호위병처럼 늘어서 있다.

       

          

사막의 거센 모래바람과 흙먼지를 온통 뒤집어 쓰고 달리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호숫가에 내려서니 맑고 시원한 바람이 가슴속까지 파고든다.

가슴속 깊은 곳에 쌓인 묵은 때까지 훨훨 날려버리듯 양팔을 크게 벌리고

달려드는 바람을 온 몸으로 힘껏 껴안아 본다.

       

        

       

       

         

호수 한가운데에는 몇마리의 플라밍고 무리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한가로이 먹이를 찾고 있다.

      

              

호숫가에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팀의 여행자들이

처음보는 플라밍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다.

플라밍고는 예민해서 조금만 다가가도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성능이 좋은 줌렌즈 카메라가 있어야 하는데...

다시 한번 DSLR 카메라를 가져 오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이것은 페루의 띠띠까까 호수에서 만난 플라밍고 커플의 모습이다.

머리를 물속에 담그고 먹이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호숫가에는 소변금지를 알리는 표지가 여러군데 서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쪽에 유료화장실이 있는데 이용료가 5볼리비아노란다.

지금 환율이 많이 올라 1불에 1200원이 넘으니

화장실 이용료가 거의 1000원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주이용자가 관광객이라지만...좀 심하다...씁쓸...

        

내가 화장실 이용료가 너무 비싸서 지금부터는 너무 많이 마시지도 말고

많이 먹지도 말아야겠다고 했더니 모두들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를 한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지 않은가?

나의 여행 철학이 바로 '입이 즐거워야 여행도 즐겁다' 인데...

       

        

누군가 화장실 앞에 서 있는 선인장으로 사람 얼굴을 만들어 놓았다.

거기에다 담배 꽁초까지 꽂아 두었으니...

센스쟁이~~

       

        

       

       

        

뒤쪽의 붉은 모래언덕과는 대조적으로

호수 전체가 마치 살얼음이 얕게 얼어 있는 것처럼 하얀색으로 치장을 하고 있다.

소금을 비롯한 갖가지 광물질들이 호수로 스며들어서

어떤 호수는 하얀색, 또 어떤 호수는 파란색이나 붉은 색을 띠고 있다고 한다.

       

        

평상시 이 호수에는 대략 200여마리 정도의 플라밍고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는데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모두들 어디를 갔는지

겨우 10여마리 정도만이 호수를 지키고 있었다.

       

         

이 호수는 소금기 있는 얕은 물과 진흙 바닥으로 인해

플라밍고가 생활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우리 팀의 귀염둥이 히로가 많은 플라밍고를 만나지 못한게 서운했는지 불평을 터뜨린다.

자신은 수많은 플라밍고들이 떼를지어 노니는 장면을 기대했었다고 한다.

        

         

많은 플라밍고를 보지 못한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나마 날씨가 좋아서 파란 하늘이 연출해 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걸로 위안을 삼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