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섬 북쪽 선착장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서,
트레킹을 원하지 않는 여행자는
다시 보트를 이용해 남쪽 선착장으로 이동하지만
대부분은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이동한다.
북쪽 선착장에 보트가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
남쪽 선착장에서 코파카바나로
보트가 돌아가는 시간은 오후 3시 30분.
5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북쪽 선착장에서 남쪽까지는
약 16km정도 된다고 하니
그렇게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물론 평지라면 모를까
여기는 고산지대이다.
티티카카 호수만 해도 해발 3812m인데
산등성이를 타고 걸어야 하니
해발 약 4000m 정도 되는 곳이다.
산책로가 잘 다듬어져 있고
경사도 완만한 편이지만,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가슴도 답답하다.
물을 연거푸 마셔보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트레킹을 위해서는
입장료로 15볼리비아노를 내야 한다.
한꺼번에 15볼리비아노를 받는게 아니라,
북쪽과 남쪽지역에서 각각 나눠서 받는다.
먼저 북쪽지역에서
입장료로 10볼리비아노를 내야만
통과를 시켜준다.
그리고 남쪽 지역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남쪽지역 입장료로
5볼리비아노를 추가로 내야 한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산 위에 올라서니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티티카카 호수의
시원스러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높은 고도로 인해 숨도 차고 힘은 들지만,
티티카카 호수가 빚어내는
대자연의 아름다운 절경이
이를 충분히 보상해 준다.
눈 앞에 펼쳐진 산 위의 계단식 밭들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 밑으로 펼쳐진 파란 호수 위에서
새하얀 유람선이
그림처럼 천천히 미끄러지고 있다.
호숫가 여기저기에는
하얀색의 보트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언덕 위 풀밭에서는
가축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영락없이 어느 바닷가 어촌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다.
시퍼런 호숫물과
파란 하늘을 경계라도 짓 듯,
하얀 만년설을 머리에 뒤집어 쓴 설산이
가운데 우뚝 서 있다.
상당히 운치있어 보인다.
섬 중간 중간에서는
가축을 치며 살아가고 있는
잉카족의 후예인 원주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미 소의 젖을 짜고 있는 원주민들.
그 옆에서 어린 송아지가
못마땅한 듯 지켜보고 서 있다.
산책로 위에서 내려다 본 호숫가는
영락없이 어느 해변가 모래사장의
평화로운 전경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내내
옆으로 펼쳐진 티티카카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티티카카 호수나 태양의 섬은
잉카족의 창조신화가 태동한 곳으로
잉카인들에게는 아직도 신성시되고 있는 곳이다.
잉카문명의 시조인 망꼬 까빡이
그의 아내이자 여동생인 마마 오그요와 함께
티티카카 호수에 나타나
태양의 섬에 강림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잉카제국의 시조가 태어난 곳이다.
지금도 매년 6월이 되면
이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태양제를 지낸다고 한다.
산 중턱을 따라 길게 이어진 산책로.
그 위를 걷고 있는 여행자들의 모습이
개미처럼 조그맣게 보인다.
호숫물의 빛깔과 하늘의 색깔이
명확히 비교되는 장면이다.
파란 하늘에 비해 호수의 빛깔은
거의 검푸른 빛을 띠고 있다.
드디어 태양의 섬 북쪽 끝지점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섬 한가운데 있는 산등성이를 따라
남쪽지역까지 내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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