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남미 최고의 세력으로서
천하를 호령하던 잉카 제국의 발상지,
태양의 섬(Isla del Sol)
잉카 문명의 시조인 망꼬 까빡이
그의 아내이자 여동생인 마마 오끄요와 함께
티티카카 호수에 나타나
이 곳에 강림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해발 3812m의 고산지대에 자리하고 있는
티티카카 호수와
그 안에 떠 있는 태양의 섬은
잉카인들에게는 아직도 신성시 되고 있다.
태양의 섬 곳곳에는
거의 폐허 상태이기는 하지만
고대 잉카인들의 유적지가 산재되어 있다.
▲ 잉카제국 태양의 신전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매년 잉카제국의 황제들이 이 곳에 와서
태양신과 조상님들에게 제를 올리던 곳이다.
지금도 매년 6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태양제를 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건축물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이고,
이제는 겨우 제단만 초라하게 남아 있다.
▲ 섬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친까나 유적지
태양의 신전과는 달리
이 곳에는 돌로 쌓아 만든 건축물들이
제법 남아 있다.
▲ 아직도 보수 공사 중인
작업 인부들의 모습이 보인다.
친까나는 '미로'라는 뜻이라고 한다.
돌로 쌓아 이어진 건축물들이
마치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
어디가 입구이고 어디가 출구인지
찾아가기가 힘들다.
잉카제국의 왕은
단순히 한 종족의 지도자로서의 의미만은 아니었다.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중간자로서의 절대 권력자였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대신해서
인간들을 지배하고 다스리며
신의 뜻을 집행하도록
신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중간자로서의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천하의 권력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한때는 주위의 모든 부족들을 벌벌 떨게하고
천하를 호령하던 잉카 제국이었지만
이제는 폐허가 되고 겨우 그 흔적만이 남아 있는
유적지를 돌아 보면서
권력과 인생의 무상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태양의 섬을 종단하기 위해서는
북쪽 선착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섬의 북쪽 끝지점까지 올라 간 후,
여기에서 다시 섬 한가운데 있는
산의 능선을 타고 남쪽 선착장까지 가게 된다.
섬의 북쪽에서 남쪽까지는
산등성이를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초보자라도 무리없이 트레킹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고도로 인해
조금만 걸어도 쉽게 숨이 차기 때문에
고산지대에 적응이 안 된 여행자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양쪽으로 펼쳐진,
검푸른 티티카카 호수의 아름다운 절경이
4시간 정도의 트레킹에도 불구하고
지루해 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섬 중간중간에서는
방목되고 있는 가축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시퍼런 호수 건너편에는
만년설로 뒤덥힌 안데스 산맥이
세상을 굽어보고 우뚝 서 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이다.
만약 이 곳에 숙소만 있다면
몇 일이고 머물다 가고 싶은 곳이다.
원주민들이 어떤 의식용으로 쌓아 둔 것인지,
아니면 여행자들의 작품인지 모를 돌탑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섬 자체가
해발 약 4000m정도의 고산지대이다 보니
산책로 주변에는
때약볕을 막아 줄 나무들이 전혀 없다.
▲ 안데스의 산악지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왔던 잉카인들은
부족한 농경지를 위해
저렇게 산 위에다 계단식으로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았다.
▲ 저게 과연 물이란 말인가?
마치 호수 위를
새파란 천으로 덥어 놓은 듯하다.
▲ 이녀석, 길을 가로막고
사람이 지나가도 비켜주지 않는다.
마치 입장료라도 내고 가라는 듯...
이미 지나오는 도중에
남쪽 입장료로 5볼리비아노를 추가로 냈는데...ㅋ
신기한 건
모두들 등에다 포대자루 하나씩을 얹고 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궁금해진다.
드디어 저 밑에 남쪽 선착장이 보인다.
북쪽 선착장을 출발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4시간 정도 소요된 듯하다.
남쪽 선착장에 도착해서 보니
아침에 우리가 북쪽 선착장까지 타고 갔던 보트가
남쪽으로 이동해서 대기하고 있다.
▲ 호수 건너편에 보이는
안데스 산맥의 설산을 줌으로 당겨 본다.
태양의 섬 종단을 마친 여행자들은
다시 보트에 올라타고
플로팅 아일랜드를 잠시 둘러본 후,
코파카바나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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