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미 (South America)/2010 페루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꼴까 캐니언에 사는 콘돌 [Peru]

by 호야(Ho) 2010. 8. 23.

         

      

새벽 같이 일어나서 체크아웃을 하고

마을 중앙광장으로 나가 본다.

        

꼴까 캐니언으로 향하는

첫 버스가 6시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버스는 마을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6시 30분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온통 자갈로 뒤덥힌 산 길을

덜커덩 덜커덩거리며 달린 버스는

         

출발한지 약 40분 정도 지나서

꼴까 캐니언 앞에 도착한다.

           

        

             

버스를 같이 타고 온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꼴까 캐니언 입구에서 가판대를 벌려놓고,

        

여행객들을 상대로 기념품이나

민예품 장사를 하고 있다.

              

꼴까 캐니언은 제일 깊은 곳이 약 3400m로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며,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보다 두 배나 깊다.

          

         

         

이 협곡에 콘돌 수 십마리가 살고 있는데,

이 곳이 콘돌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와 같은 곳이다.

        

하지만 주위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산들과 절벽들 뿐이다.

                 

         

            

내려다 보기만 해도 눈 앞이 아찔할 정도로

천길 낭떠러지 같은 협곡들과

눈 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산봉우리들을 보며,

       

다시 한번 대자연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낀다.

         

        

           

아무리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보아도

협곡의 깊이나 주변 산들의 웅장함을

카메라 안에 모두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콘돌을 아무때나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콘돌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이른 오전 시간이라서

      

여행사 투어를 이용하더라도

아레끼빠에서 보통 새벽 3시경에 출발한다.

       

하지만 어떤 날은 오전시간이라도

한 마리도 못 볼 수도 있다.

       

콘돌이 빨리 나타나지를 않자,

시간이 지날수록 약간은 초조해진다.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협곡만 보고 돌아가면 좀 아쉬울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흘렸을까?

      

저 멀리 험준한 언덕 위로 콘돌 한마리가

창공을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그러나 너무 멀어서

형태를 알아보기 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잠시 후,

다시 한 마리가 잠깐 나타났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여행자들의 아쉬운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러온다.

         

       

          

정말이지 감질나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한참 동안이나 반복한다.

       

그럴때마다

여행자들의 탄성과 탄식이 교차한다.

      

바로 눈 앞에 나타났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이질 않는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이 번에는 세 마리가 한꺼번에 나타나서

푸른 창공을 가로 지른다.

       

모두들 콘돌의 장엄한 비행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그러고는 절벽 옆에 아찔하게 걸쳐있는

바위 위에 내려 앉는다.

       

모두들 콘돌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를 찾아 달려간다.

            

        

          

콘돌은 맹금류 가운데 가장 큰 새로서,

날개를 펼쳤을때 그 길이가 2-3m에 이르고

몸무게는 12kg에 달한다고 한다.

         

      

           

남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새로서

행동권이 매우 넓어서,

       

죽은이의 영혼을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대 잉카인들에게는 신적인 존재로서,

그들의 영웅이 죽으면

콘돌로 다시 태어난다고 굳게 믿었다 한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대표적인 히트곡인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는

바로 여기에 사는 콘돌을 주인공으로 해서

      

스페인 정복자의 폭정에 분노하여

대규모 농민 반란을 일으킨 잉카의 지도자,

'투팍 아마루 2세'의 넋을 기리기 위한 곡이다.

             

       

        

안데스 산맥의 사계절 텃새인

콘도르가 살고있는 둥지를 떠난다는 것은

보금자리를 빼앗겨 기약없이 쫓겨난다는 의미로,

         

스페인 침략자에게 삶의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고향를 떠나야만 하는 처지의

아픔과 한을 담고 있는 곡이다.

          

       

        

          

      

         

          

      

          

          

      

            

콘돌의 유유하고 장엄한 비행을 지켜보고 난 후,

아레끼빠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탄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여행사 투어로 왔기 때문에

투어버스를 타고 돌아가지만,

       

나를 포함해서 몇몇 여행자만이

현지 로컬 버스를 이용한다.

          

        

          

안데스 산맥 언덕 위에 펼쳐진 계단식 농경지와

태평양을 향해 흐르고 있는 꼴까강의 물줄기가 보인다.

         

         

          

 콘돌이 자신들을 태우고

안데스 산맥 어딘가에 있는 희망의 땅으로

데려다 주길 바랐던 잉카인들.

       

오늘 콘돌의 위용을 보고나니

페루인들이 왜 그렇게 콘돌을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