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폭포하면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지역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아프리카의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경계를 이루는
잠베지 강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국경지역에 있는
이과수 폭포를 일컫는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대는 이과수 폭포.
유량면에서는 나이아가라 폭포 보다 적지만,
폭과 넓이에 있어서는 빅토리아 폭포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훨씬 능가한다.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엘리노어 루즈벨트가 이과수 폭포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내 뱉은 말이 있다.
'Oh, poor Niagara!!
이 말 한마디에서 이과수 폭포와
나이아가라 폭포의 규모의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 약2.7km에 걸쳐
약 27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들로 이루어져 있다.
공원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이들 폭포들은
저마다 각각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높은 산책로'와 '낮은 산책로'를
모두 둘러보고 난 다음,
이제 이과수 폭포의 하일라이트,
'악마의 목구멍'을 만나러 간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기 위해서는
열차역으로 다시 나가서
기차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역까지 가야 한다.
▲ 열차에서 내린 다음,
강 위로 길게 이어진 철제 다리를 따라
20분 정도 걸어 간다.
▲ 걷는 내내 잔잔하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모습
이 평화스러운 강 속에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무시 무시한 이름을 가진 녀석이
정말로 존재한단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오직 요란한 물소리만이
멀지 않은 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경고해 주는 듯하다.
▲ 한참 동안을 걸어도 잔잔하게만 흐르는 이과수 강
야성을 감춘 채 너무나도 잔잔하고
평온하게 유유자적 흘러간다.
▲ 어라~?
저 곳은...
잔잔하고 평화롭게만 흐르던 강물이
한 순간 땅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지점이 보인다.
바로 그 이름조차 무시무시한 악마의 목구멍이다.
▲ 그야말로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이름 그대로
목젖이 다 보이도록 입을 쩍 벌리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빨아들여 먹어 치울 기세다.
우기엔 1초 동안 떨어지는 수량이
무려 6만 톤이라던가?
이성적으로 판단이 불가능한 수치다.
악마의 목구멍...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그 이름 한번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악마의 목구멍이 이런 모습일까?
쓸데없는 상상도 해본다.
상상은 비용이 안드니까...
▲ 그런데 헐~
이거 참~~
허탈...난감하다.
세계 최대의 폭포, 이과수...
그 중에서도 가장 정점이라는 악마의 목구멍...
엄청난 경관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왔는데...
이 곳의 깊이가 무려 80m라고...?
하지만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건
고작 20여m 정도...
아랫부분은 거대하게 솟아 오르는
하얀 물보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바람이 한번 불어올 때마다
날라드는 물보라로 인해
옷이며 카메라는
온통 물벼락을 뒤집어 쓰기 일쑤다.
오직 땅이 갈라지는 듯 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시끄러운 물소리만이
이 곳의 깊이를 가늠하게 할 따름이다.
가이드 북에 재미있는 경고문구가 있다.
"정신 분석학적으로
이 정도 거대한 규모의 폭포를 마주하면,
폭포 속으로 함께 뛰어들고 싶은
묘한 충동이 든다 하니 주의할 것"
실제로 이과수 폭포는 매년 10여명 정도가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는 곳으로
악명 높은 곳이라고 한다.
바로 옆사람의 목소리 조차도 알아듣기 힘들 만큼
시끄러운 폭포 소리가
마치 귓가에 대고 유혹하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들릴 수도 있다.
"뛰어 내려...뛰어 내려...
한번 뛰어봐!!"
▲ 저만치 길게 이어진 강 좌우로
파노라마처럼 폭포가 일제히 쏟아지는 듯 한
장관도 보인다.
저 곳이 바로 브라질쪽 폭포의 모습이다.
귀찮게 국경을 통과할 필요없이
여기서 그냥 점핑하면
브라질 땅에 착륙할 것 같은 착각이...
때론 대자연의 웅장함이
인간의 이성마저도 마비시킨다.
▲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전망대 난간에 기대어 서서
웅장한 경관을 배경으로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나 열차가 도착해서
관광객들이 밀려 올 시간이 되면
전망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30분 이상 이 악마와 눈을 마주치지 말라고...
1분 만에 모든 근심을 가져가고,
10분 후엔 모든 생의 시름을 삼켜 버리지만,
만약 30분 이상 눈을 마주치면
영혼까지 가져간다는 살벌한 문구...
아쉽지만 이제는 발길을 돌려야 할 시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이 곳에 머물러 있었지만,
아직도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건
아마도 저 녀석이 내 영혼마저도
탐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80m 깊이 중 보이는 건 고작 20여m...
그나마도 너무 가까워서
카메라 안에 담는게 쉽지 않다.
내일 가는 브라질 쪽은
조금 더 거리를 두고 감상하기 때문에
한층 나을려나...
다행히도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이렇게 해서 내 생애 평생 잊지 못 할
이과수에서의 첫 날 밤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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