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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한라산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한 몸 만들기 산행 [한라산]

by 호야(Ho) 2019. 10. 20.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꿈만 꾸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꿈은 한낱 망상에 불과하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다녀온 이후로

오랫동안 마음 속 한켠을 차지하고 있어도

바쁘다는 핑게로...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미뤄왔던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트레킹...

        

이제는 더 이상 미루고 싶지가 않다.

        

'열정과 용기가 있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핑게를 찾는다'고 했다.

        

선험자들의 경험담을 통해 간접경험을 쌓고

산행을 통해 체력을 단련시키며

또 다시 마주하게 될 그 날을 준비한다.

        

눈과 얼음의 땅에서

바람처럼 자유로와질 그 순간을 고대하며...

        

마음은 이미 히말라야 산 속 어딘가를 걷고 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위해

몸 만들기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여름 설악산 대청봉에 이어

이번에는 한라산으로 향한다.

      

토요일 밤 비행기로 제주도에 도착해서

일요일 한라산에 오르고

월요일 새벽 첫 비행기로 되돌아오는

그야말로 당일치기 같은 2박 3일간의 여정이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오르는 코스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 2가지가 있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

         

간단히 아침을 먹고

7시가 다 되어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초반부는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풍성한 숲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경쾌하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느낀 사견이지만...

        

설악산이 거칠고 남성스러운 면이 있다면,

한라산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우면서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 듯하다.

         

           

      

9시가 안 되어 도착한 진달래밭 대피소는

성형수술이 한창이다.

        

산행 안내도 상에는

성판악에서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3시간이 소요된다는데...

        

쉬지도 않고 얼마나 서둘렀는지

2시간만에 올라왔다.

        

이런!! 얼치기 여행자 같으니라구ㅋㅋ

        

이제는 마음에 여유를 좀 가지고

자연을 느끼며 걸을 때가 되었는데...

       

아직도 길 위에만 섰다하면

누군가에게 쫒기기라도 하 듯

토깽이처럼 내 달린다ㅋㅋ

        

초보 여행자 시절 습관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고사목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등반객들은 가다 쉬며

그 풍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해발 1500미터 이상에서만 자라는 구상나무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라는데...

       

꺾이고 쓰러지고...

      

하얗게 말라 죽은 채,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한라산은 해발고도를 100미터 높일 때마다

표지석이 잘 정비되어 있어

등반객들이 자신의 현재 고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고산의 날씨는 예측하기 힘들다.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아랫쪽부터 구름이 몰려와 산을 뒤덮기 시작한다.

        

혹시라도 이러다 백록담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몰려와

발걸음에는 더욱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바위들이라 그런지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미가 넘쳐난다.

         

         

         

드디어 해발 1900m 지점을 통과한다.

이제 50m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백록담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을 만큼

만나보기가 쉽지 않다던데...

         

글쎄...

지금의 시야 같아선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드디어 도착한 한라산 정상~

        

10시 15분이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3시간 20분 정도 걸린 듯하다.

      

사진 한 장 찍고는

바로 달려가 백록담을 마주한다.

        

          

        

대박!!!

        

백록담을 볼 수 있을까 없을까

마음 졸이며 올라왔는데...

       

저리도 맑고 깨끗한 모습을 허락할 줄이야~

         

그 신비한 자태에 반해

한동안 넋놓고 바라보며 서 있다.

        

           

         

남한의 최고봉, 한라산 정상에 올랐으니

인증샷은 기본 에티켓ㅋㅋ

        

         

         

        

           

        

어라??

그런데...

        

정상에 올라와 백록담을 마주한지

불과 몇 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구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불과 몇 분만에 돌변해 버린 날씨...

        

급기야 빗방울까지 떨어지기 시작한다.

         

정상에 올라 풍광을 감상하거나

점심을 먹던 등산객들은

지나가는 비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들 이지만...

        

         

        

백록담은 구름 속에 완전히 갇혀

자취를 감춰 버리고...

         

오후엔 더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으니

하산을 서두르라는 방송이 흘러 나온다.

        

배낭에서 일회용 우비를 꺼내 뒤집어 쓰고

하산을 서두른다.

          

         

         

빗방울은 점점 거세게 몰아치더니...

        

급기야는 천동 번개까지 동반한 폭우수준이다.

       

산에 오르기 전,

오늘 제주지역과 한라산 정상의 일기예보를

몇 번이나 확인 했었는데...

        

오전엔 강수확률이 60%였지만

오후엔 햇볕이 난다 했다.

       

그런데 하산 도중 받은 안전안내문자에 의하면

제주 산간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며

외출를 자제해 달란다.

        

이런 된장!!!

구라청에 또 낚였다ㅋㅋ

         

           

        

오늘 당초 예정은

성판악 코스로 올랐다가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려 했는데...

        

예기치 않은 비를 만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제주 시내까지 교통이 편리한

성판악 휴게소로 다시 하산하게 되었다.

       

정상까지 올라 백록담을 마주하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