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우나이프에서의 둘째날,
낮시간 동안 엘로우나이프 다운타운 관광을 마치고
오후 늦은 시간에는 일몰을 보러 아이스로드를 따라
꽁꽁 얼어붙어 있는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Great Slave Lake)로 향했다.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
여름에는 수평선을 볼 수 있는 광할한 호수가
겨울에는 얼어붙어 육지화되기 때문에 수평선 대신 지평선을 볼 수 있다.
3월이라 벌써 해가 많이 길어졌는지
일몰을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모두들 광할한 대평원 위에 서니
신이 나서 환호성을 지르며 기념촬영하기에 분주하다.
장난도 치고
소리도 질러보고
연출해가며 기념촬영도 하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확 날려 버린다.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의 면적은 2만 8,570㎢이며
세계에서 10번째, 북아메리카에서 5번째로 넓다.
길이는 500㎞이고 너비는 50~225㎞이다.
물이 아주 맑고 깊으며 최대 수심은 600m 이상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윽고 해가 점차 기울기 시작한다.
붉은 태양이 얼음 위로 내려 앉으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황홀한 장관을 연출한다.
엘로우나이프에서의 또 하나의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낸다.
저 붉은 불덩어리가 얼음위에 닿으면
이 호수도 순식간에 녹아 내리지 않을까?
대자연 앞에선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철학가가 된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위를 하얗게 뒤덮고 있는 눈은
마치 볼리비아 우유니의 소금사막을 연상케 한다.
내가 제일 다녀오고 싶은 곳중의 하나...
태양을 사이에 두고 얼음 평원 위의 결투라...
모두들 영화를 너무 많이 본 모양이다.
해가 떨어지자 역시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진다.
바람도 강하다.
서 있는 자세에서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모두들 차안으로 대피해서
사진찍고 있는 나를 기다려 준다.
해가 지고 광할한 대평원과 호수에 어둠이 깔리자
카리부 카니발(Caribou Canival)을 자축하는 불꽃축제가 펼쳐진다.
이것도 축제 기간중에 여행와서 얻게 된 행운이다.
삼각대도 없이 불꽃놀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무모함을 감행한다.
여행중이라 가능한 일이다.
불꽃놀이도 끝이 나고 이제 저녁을 먹고 오로라를 맞이하러 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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