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 오로라의 황홀한 장관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 사진상으로만 그 감동과 환희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색깔과 모양이 변해가면서 마치 커다란 커튼이 하늘 위에서 바람에 나풀거리는 듯한,
춤추는 오로라가 만들어 내는 장관을 한번 보고나면
많은 오로라 매니아가 생겨난다고 한다.
3월 중순이라 날씨가 많이 풀렸을 줄 알았는데
엘로우나이프는 아직도 영하 18도란다.
그런데 이것도 따뜻한 편이라니...
일기예보에 의하면 2,3일 후에는 다시 영하 30도까지 내려간단다.
빨리 오로라를 보고 따뜻한 남쪽지방으로 돌아 가고 싶은 심정이다.
모두들 옷을 겹겹이 끼워입고 호텔을 나섰다.
오로라 패키지 투어를 가면 눈밭에 굴러도 춥지 않을 방한복이나 방한화를 모두 대여해 준다는데
자유여행으로 온 우리 일행으로서는 스스로 중무장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드디어 밤하늘 한쪽에서부터 우유빛의 오로라가 선을 보인다.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오로라는 순식간에 모습을 바꿔가며 움직인다.
사실 이 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난 오로라가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하늘위에 정지되어 떠 있는줄 알았다.
그러나 매우 역동적이었다.
숨박꼭질이라도 하자는 듯이 순간순간 모습을 바꿔가며 사라졌다가는
또 다른 쪽에서 살포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황홀한 장관이다.
초반부엔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고 찍었더니
별들이 하얀 선으로 나타났다.
보통 우유빛 색상이 많이 보이는데 연두색이나 녹색도 종종 나타나고
적색, 파랑, 황색, 보라색등도 보여진다.
기온도 낮은데 호숫가라 바람막이도 없고 눈과 얼음위에 서 있어야 하니
체감온도가 여간 낮은게 아니다.
노출된 얼굴부위는 이미 얼음덩어리가 된 듯하다.
몸이라도 녹일겸 잠시 차 안에 들어가고 싶어도
밖에서 촬영하던 카메라를 차안에 가지고 들어가면
외부와의 기온차로 인해 렌즈에 습기가 차버린단다.
초반부에는 하늘이 맑아서 오로라의 크기도 크고 선명한 편이었으나
밤이 깊어 갈수록 살짝 구름이 끼어 오로라의 활동이 많지 않다.
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날씨도 춥고 하늘도 흐려져서
하는 수 없이 내일을 기약하며 오늘밤은 이만 숙소로 돌아가야 할것 같다.
그냥 철수하기가 아쉬워 몇장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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