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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트레킹/2023 네팔 쿰부 3Pass 3Ri

네팔 쿰부 3Pass 3Ri 트레킹 3일차 (남체~풍기텡가~텡보체~팡보체)

by 호야(Ho) 2023. 5. 11.

남체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어본다.

         

해발 6093미터의 콩데가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일찌감치 아침을 챙겨먹고

어젯밤 묵었던 롯지를 빠져나와

3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고소 적응을 위해

에베레스트 뷰 호텔까지 다녀오며

남체에서 하루 더 머무는 여유를 갖지만...

         

14일만에 3패스를 넘어야 하는 일정상

일단 남체에서의 고소 적응일은 건너뛰고

몸 상태를 봐가며 일정을 조정하기로 한다.

          

          

남체 마을 끝자락에 올라

콩데와 눈인사를 나누고

오늘의 목적지, 팡보체를 향해 출발한다.

          

          

콩데가 우리와의 작별이 아쉬웠는지...

          

한동안 수줍은 듯

산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언덕 위에 올라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쉬어가며...

         

            

여지껏 따라와 준 콩데와는

하산할 때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오늘은 여기서 작별을 한다.

          

          

앞으로 몇 일 동안 우리의 길 동무가 되어줄

새로운 친구, 아마다블람이

저 멀리서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는

청량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

괜히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다시 만난 체크포인트.

트레커들의 인적사항을 체크한다.

          

체크포인트 앞 유리창에는

실종자들을 찾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어제 남체 오르는 길 보다

더 힘든 깔딱고개를 만났다.

          

남체가 해발 3440m,

팡보체가 해발 3930m,

전체적으로 보면 오늘 일정이

고도를 500m만 올리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마을인 풍기텡가가 3250m,

그 다음 마을인 텡보체가 3860m로

짧은 구간에서 고도를 600미터나 올려야 하는

고된 구간이다.

           

게다가 고도가 이미 4000m에 가까와지면서

이제는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른다.

         

            

            

           

가뿐 숨을 헐떡이며 언덕 위에 올라서자,

한 무리의 포터들이 짐을 내려놓고

쉬고 있다.

         

우리도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비상식량으로 허기를 달랜다.

           

            

자신의 체력이 안 되는 트레커들은

저렇게 말을 대여해서 오르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지 말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조치를 취하는 게

장수의 비결이다ㅋ

           

            

해발 3860m의 텡보체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다.

          

            

햄버거와 진져티를 시켰는데...

        

이런 젠장...ㅠ.ㅠ

햄버거 위에 당근으로 예쁘게 데코까지 해서 나왔건만

빵과 고기가 오래된건지...

말라서 팍팍해서 먹을 수가 없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데

점심을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살기 위해 억지로 밀어넣는 수준이다ㅋㅋ

햄버거를 선택한 내가 잘못이었나?

         

             

트레킹 후기에서 많이 보던

그 유명한 텡보체 사원을 만난다.

          

이 일대에서 가장 높고 가장 규모가 큰

티벳트식 불교사원이다.

          

            

지진과 화마로 몇 번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국제사회의 도움과 각계각층의 후원으로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다.

            

여유가 된다면 들어가 둘러보고 싶지만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마음의 여유가 없을 만큼

지쳐있다ㅋㅋ

           

           

디보체를 지나...

팡보체를 향해 걷는다.

          

           

너... 임마...

제일 아랫쪽 너...

오줌싸는거 처음 보니?

민망하게 빤히 쳐다보기는ㅋㅋ

         

            

길 가운데 서 있는 초르텐을 보고

이제 팡보체 입구인가 보다 하고 내심 좋아했는데...

        

괜히 혼자 김칫국부터 마신건가?ㅋㅋ

아직도 한참을 더 오른다.

이미 사지는 흐느적 흐느적...

          

           

드디어 팡보체 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오늘 묵을 숙소에 들어가

배낭을 내려 놓는다.

           

            

잠시 마을을 둘러보러 나서는 길...

          

엄홍길 휴먼스쿨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글자는 지워지고 낡아 정비가 필요한 상태.

          

            

            

           

걸을땐 구름에 덮혀 안보였었는데

그 사이 구름이 벗겨지고...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인 아마다블람이

팡보체 마을을 굽어보고 서있다.

            

          

해발 6812미터의 아마다블람.

        

안나푸르나 지역의 마차푸차레,

유럽 알프스 지역의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로 꼽힌다.

          

남체에서부터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긴 여정 동안

항상 오른쪽에 우뚝 솟아 있으면서

트레킹 전 루트에서 볼 수 있는 산이다.

            

           

            

            

해발고도가 4000미터에 가까와지면서

갑자기 입맛이 뚝...

           

고산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하는데...ㅠ.ㅠ

        

마침 메뉴판에 한국 라면이 보여 주문했는데

수출용 라면이라 그런가? 아니면

라면스프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양념을 사용해서 끓인건지...

        

라면 맛이 나지 않고 느끼해서 도통...

김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ㅎㅎ 

          

             

산소포화도가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

          

해발고도가 4000미터를 넘어서는

내일부터가 진짜 트레킹의 시작이랄까?

             

고단했던 히말라야 산 속에서의 셋째날이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