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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South America)/2010 페루

잉카제국의 신전, 꼬리깐차(Qorikancha) [Peru]

by 호야(Ho) 2010. 6. 29.

   

▲   잉카인들이 태양신을 모시던 신전, 꼬리깐차

             

오전에는 잉카 전통 시장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꾸스꼬 시티 투어에 나섰다.

사실 나는 투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가이드로 부터 진부한 역사 이야기나 듣고 기념사진이나 찍어 오는

그런 판에 박힌 형태의 여행은 내 성격에 맞지 않다.

  

▲     꼬리깐차 박물관에서 내려다 본 꾸스꼬 시내 전경   

     

'미지의 세계를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은 투어가 아닌

여행을 택한다' 고 했다.

하나하나 몸으로 체험하고 부딪치며 땀흘려 가면서 하는 여행,

그 중에서도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오지로의 여행을 난 좋아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자전거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정형화되고 판에 박힌 루트에서 벗어나

 내 스스로의 힘으로 자전거를 타고 세상을 누비며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는 여행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을 때 맛볼 수 있는 짜릿한 성취감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꾸스꼬는 해발 34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자리한 도시이다.

더구나 난 리마에 도착해서 비행기를 타고 바로 꾸스꼬로 넘어왔기 때문에

아직 고도 적응이 안 되었다.

고산지대의 언덕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일도 쉽지 않지만

자칫하다간 고산병으로 인해 이번 여행 자체를 망치기 쉽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투어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꾸스꼬 시티투어는

첫째날 오후에 4시간정도 시내 유적지를 둘러보는 반나절 짜리 투어와

둘째날 아침부터 시내에서 조금 더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는 풀데이 투어로

두 가지가 있다.

  

      ▲   꼬리깐차 앞 마당의 모습

  

첫째날 투어는 오후 2시에 아르마스 광장 주변에서 출발하여

먼저 꼬리깐차에 들른 다음

삭사이우아망, 껜꼬, 뿌까뿌까라, 땀보마차이를 차례로 방문하고

마지막에 기념품점에 들른 다음 6-7시경에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되돌아온다.

  

   

첫번째로 꼬리깐차에 도착하자

모든 시티투어 회사들의 루트가 정형화 되어 있고 출발 시간도 같아서

입구부터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꼬리깐차 박물관의 입장권이다.

10솔이란다.

이때 환율이 1달러에 2.84솔이었으니까 약 3.5달러 정도 되는 것 같다.

        

     

    꼬리깐차 박물관에는 잉카시대의 토기 조각들과

꼬리깐차 유적지에서 출토된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우리 팀을 이끌어 준 전문 가이드이다.

스페인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며 설명을 해 준다.

  

   

시티투어를 하면서

 종이장 하나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쌓아 올린

잉카시대 석벽의 건축 기술에 놀랐고

아무리 직업이라지만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갈아가며 거침없이 쏟아내는

가이드의 열정과 해박한 전문 지식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석벽을 쌓아 올리면서 지금처럼 시멘트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오직 돌위에 저렇게 홈을 만들어 퍼즐 조각 처럼 서로 끼워 맞추어 쌓아 올린 것이다.

그 당시의 기술력으로 어떻게 빈틈 하나 없이 건축을 할 수 있었을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투어를 하면서 여기저기 응급실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응급실이라고 해서 별 특별한 시설이 있는건 아니다.

단지 넓은 방 한 가운데 어른 키만한 산소통이 놓여있고

그 주위에 환자들이 둘러앉아 저마다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바로 고산병을 위한 응급실인 것이다.

꾸스꼬 자체가 해발 3400m가 넘는 곳에 자리한 도시이다.

백두산 정상보다도 700m이상 높은 곳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당연히 산소가 충분할 리 없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른다.

    가슴도 답답하다.

숨을 쉴수가 없다.

모든 생체기능이 정상일 리가 없다.

여행도중 고산지역에 적응을 못해서 결국 여행을 포기하는 여행자도 보았다.

   

   

   난 꾸스꼬에 도착후 이틀동안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침대에 가만이 누워만 있어도 숨이 차 오른다.

가슴이 답답해서 한번씩 심호흡을 해보지만 가시질 않는다.

           

           

가이드북에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걸 따르지 않은 탓일까?

가슴이 답답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밤새도록 뒤척이다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석벽 내부의 모습이다.

바로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파괴된 곳이라 한다.

   

    

 안을 들여다보니 한겹이 아니다.

돌과 돌을 퍼즐 조각을 짜 맞추듯이 해서 두겹 세겹으로 쌓아 올렸다.

대포로 공격해도 부셔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해 보인다.

     

         

        

        

     

꼬리깐차는 황금의 뜰, 또는 황금 궁전이란 뜻이다.

원래 외부 벽에는 황금판이 씌워지고 신전 내부에는 황금상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페인 침략자들에 의해 모두 약탈당해서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지금 남아 있는 황금판이다.

해, 달, 별, 구름, 천둥, 무지개, 인간이 그려진 이 황금판이

 당시 잉카인들의 세계관을 나타내고 있다.

   

      

꼬리깐차를 나와 다음으로 꾸스꼬 시내 북쪽에 위치한 

거대 유적 삭사이우아망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