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사이우아망을 떠난 투어 버스가
다음으로 들른 곳은
잉카의 목욕탕이라 불리는
땀보마차이(Tambomachay)이다.
땀보마차이 입구에 도착하니
고도 표지판이 서 있다.
여기가 해발 3765m란다.
페루에 도착한지 이제 겨우 3일째.
아직 고도 적응이 안되어서
해발 3400m의 꾸스꼬 시내 조차도 거닐기 힘든데
여기는 3765m라니...
그것도 여기서부터는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가야 한단다.
땀보마차이 입구에도
역시나 야마를 데리고 나온 원주민 사진 모델들과
많은 기념품상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숨이차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관광객들 걸음걸이가 힘겨워 보인다.
올라가는 길에 당나귀과로 보이는 동물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모두들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하다.
드디어 땀보마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한쪽 언덕 위에 돌을 쌓아올린
계단형의 석벽이 전부이다.
계단형으로 쌓아 올려진 돌담 사이로
가느다란 수로와 폭포가 만들어져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이 조그마한 폭포에는
우기때나 건기때나 상관없이
1년내내 항상 일정한 양의 물이 흘러 내린단다.
잉카인들의 수로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도 이 물은 잉카의 의식과 관련된
지위가 높은 사람이
사용했을 거라고 추정되고 있단다.
가이드가 이 물이 수로를 통해
태평양까지 흘러 들어간다고 강조한다.
페루의 맥주 꾸스께냐가
바로 이 물을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더 맛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페루에 와서
아직 맥주를 안 마셔봐서 잘 모르겠다.
알콜을 마시면 고산병 증세가 악화된다고 해서...
그리고 저 폭포수를 마시면
아기를 낳게 해준다는 미신도 있단다ㅋㅋ
유적 바로 앞으로는 조그마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과연 이 계곡물과 저 폭포수가 다른 종류의 물일까?ㅋㅋ
다음으로 들른 곳은
땀보마차이의 길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뿌까 뿌까라(Puca pucara).
뿌까 뿌까라는 '붉은 요새'라는 뜻이라는데
실제로 돌담의 색깔이 약간은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잉카의 역사라는게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역시나 이 유적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설이 있다.
신전이었다는 설,
전망대였다는 설,
작은 객사였다는설 등등...
어렸을때 시골 마을 입구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반공호가 떠오른다.
작은 성채 위에 올라서니
계곡 주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해가 질 시간이 되니
햇볕에 노출된 산봉우리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뿌까 뿌까라를 떠나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껜꼬(Qenqo).
꾸스꼬 시내에서
북쪽으로 4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껜꼬 입구에는 커다란 돌이 기념비처럼 세워져 있다.
이 돌이 퓨마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데
글쎄~~
난 아무리 봐도 퓨마의 형상을 찾을 수가 없다ㅋㅋ
껜꼬는 '지그재그' 또는 '미로'라는 뜻이라는데
역시나 엄청나게 큰 바위 덩어리들 사이로
길들이 마치 미로처럼 얽혀있다.
가이드 북에 따르면
큰 껜꼬와 작은 껜꼬가 나뉜다는데
난 어느 것이 큰 껜꼬이고
어느 것이 작은 껜꼬인지 잘 구분이 안 간다.
구불구불하게 얽힌 미로를 통해
그저 앞사람만 따라 갈 뿐이다.
조금 더 들어가니
조그만 공터가 있는 동굴이 있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
바깥 세상도 어둑어둑하지만,
동굴 내부는 앞을 전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암흑천지이다.
가방에서 라이트를 꺼내 들고
앞사람만 졸졸 따라 들어갔다.
동굴 내부에는 마치 제단처럼
평평하게 깎여진 바위가 있다.
이 돌의 용도에 대해서는
왕의 의자였다는 설, 수술대였다는 설,
의식용 제단이었다는 설등등
여러가지 확인되지 않은 설들이 있단다.
동굴 밖으로 나오니
불을 밝힌 꾸스꼬 시내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삼각대가 없어 그냥 손으로 들고 찍었더니
많이 흔들렸다.
정말 아름다운 야경이다.
버스는 껜꼬를 출발해
마지막으로 투어의 필수코스 기념품점에 들린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가게 주인들이 코카차를 준비해
관광객들에게 나누어 준다.
코카차가 고산병에 좋다길래 한잔 받아 마셨지만
단지 쓴 맛 뿐이다.
여기서 30분정도 쇼핑을 마치고
버스는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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