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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트레킹43

겁없이 뛰어든 캐나다 밀림 속 47km 트레킹 (둘째 날) 트레킹 첫째날부터 21km를 걷느라 무리한 탓에 얼마나 피곤했던지, 저녁을 먹자마자 거의 쓰러지다시피 텐트 안에 누웠다. 얼핏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오싹한 추위가 느껴져 눈을 떠보니 이제 겨우 두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태양이 잠든 시간을 틈타서 숲속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한낮의 따가운 햇볕을 무색케 하는 냉기가 온 몸을 근방이라도 얼려버릴 태세로 공격해 들어온다. 더구나 텐트가 여름용이다 보니 이방인을 만나 보려는 찬 바람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다. 그 추운 파타고니아에서도 나를 든든하게 지켜 주었던 오리털 침낭조차도 이곳에서는 맥을 못춘다. 일어나서 등에 핫팩을 하나 붙이고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어림도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오그라드는 듯한 한기가 느껴진다. 이제 겨우 9월초인데 이.. 2011. 9. 19.
겁없이 뛰어든 캐나다 밀림 속 47km 트레킹 (첫째 날) 'Avoid hiking alone' 홀로 47km의 트레킹을 마치고 나서야 이 경고문구를 발견했다. 분명 트레킹을 시작할 당시에도 있었을텐데 왜 내 눈에는 띄지 않았던건지... 이곳에서 홀로 트레킹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길이 험하고 산속에는 야생동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거나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는 외통수의 길이다. 아니면 구조대에 구조요청을 해야만 한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일정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차라리 몰랐던게 나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ㅎㅎ 어차피 미리 알았더라도 여기까지 와서 트레킹을 포기하지는 않았을테고, 그렇다면 3일내내 두려움을 가슴 한구석에 .. 2011. 9. 14.
캐나다 자연 속으로 47km의 트레킹을 떠나며 얼마전 국립 산림과학원과 충북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숲길이 사람에게 제공하는 정신적, 심리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숲길을 걸으면 인지능력이 향상되고,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반면 도심속을 걸은 후에는 오히려 인지능력이 둔화되고, 정서와 감정도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숲길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무한하기만 하다. 이제 나도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러 캐나다의 자연속으로 들어간다. 이번에 걸을 코스는 47km의 후안 데 푸카(Juan de Fuca) 트레일이다. 산과 바다, 폭포, 울창한 고목들이 멋진 전망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태평양 연안을 따라 2박 3일 .. 2011. 8. 31.
3박 4일간의 또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완주하다 [Patagonia] 짧은 시간 동안 천국과 지옥을 급행으로 오고 갔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취해서 산 속에서 너무 오랜시간을 보낸 나머지, 세상에 어둠이 깔린 후에야 후레쉬 하나에 의지해서 겨우 산을 내려왔다. 한참을 헤맨 끝에 산장에 찾아 들어가 방을 찾으니 카운터 아주머니가 산장을 원하는지 .. 2011. 7. 22.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4월의 단풍 물결 [Patagonia] 어젯밤은 침대에 눕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그 전날 밤 한바탕 요란한 행사(?)를 치르느라 제대로 잠을 못 잔 탓도 있겠지만, 하루종일 걷느라 피곤했던 모양이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시계 바늘은 이미 6시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산장 밖에서는 밤새 야영을 했던 여행자들이 벌써 떠날 채.. 2011. 7. 19.
프란세스 계곡의 몽환적인 풍경을 만나다 [Patagonia] 낯선 길을 걸어 본 사람은 안다. 모퉁이 마다 고독과 불안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 동안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길과 흙탕물 튀기는 물웅덩이를 건넜고, 마치 뭔가 튀어 나올 듯한 어두운 숲속도 지났으며 가파른 자갈 언덕을 오르기도 벌써 몇차례였다. 끝인가 보다 싶으면 .. 2011. 7. 15.
빗속을 뚫고 감행한 또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Patagonia] 밤사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늘었다. 어제 저녁 산장에 도착해서 저녁을 지어 먹고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 보는 순간, 나의 작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탄성이 절로 튀어 나온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에 팔을 뻗어 올려 휘저으면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은 밤 하늘의 무수.. 2011. 7. 11.
3박 4일간의 트레킹, 그레이 빙하를 만나다 [Patagonia] 비록 많은 세월을 살지는 않았지만 내 생애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4일치 식량을 등에 짊어지고 혼자 산속을 헤매는 일이... 문명의 이기와 단절된 고작 4일간의 생활이 이토록 고단한 일일 줄이야. 떠나 보니 가까이 있는 행복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먼 훗날 삶이 나를 짓누르.. 2011. 7. 8.
3박 4일간의 또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떠나다 [Patagonia] 남미 대륙의 최남단까지 뻗어 있는...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나라, 아르헨티나... 면적은 우리 남한의 27배가 넘는다지만 인구는 고작 4천만명 정도... 그로 인해 한때는 유럽 이민자들 사이에 꿈의 땅으로 통하기도 했던 곳이다. 넓은 대지 만큼이나 신비로운 풍경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아.. 2011. 7. 5.
신이 만든 조각작품 같은 피츠로이 봉우리 전편에 이어 계속됩니다~~ 저 숲속에 쪼그리고 앉아 바람을 피하면서 두 시간을 기다렸다. 그 사이 삶은 계란과 초콜렛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숲 속에 몸을 숨기고 꿈틀거리며 앉아 있다 보니 문득 어릴적 학교에서 받았던 반공 교육이 떠오른다. 내 스스로 생각해 봐도 영락없는 무장공.. 2011. 6. 18.
엄청난 바람과 함께 했던 피츠로이 트레킹 아뿔사~~!! 늦잠을 잤다. 둘째날 아침 눈을 떠보니 시계 바늘은 이미 7시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원래 계획은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새벽 같이 출발하려 했는데... 파타고니아의 바람 정말 대단하다. 밤새도록 불어 대는 바람소리 때문에 몇 번을 잠에서 깨었는지 모르겠다. 건물이 날아 가.. 2011. 6. 16.
구름 속에 가려진 파타고니아의 첨탑, 세로 또레(Cerro Torre) 누가 그랬던가? 산을 오르는 일은 희망을 품는 것과 인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고행길이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오르는 것은 밑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멋진 풍광이 저 너머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고개를 하나 넘으니 울긋불긋 아름다.. 2011. 6. 14.
1박 2일로 떠나는 엘찰텐(El Chalten) 트레킹 깔라파떼에서 자연이 만들어 낸 걸작품이라는 모레노 빙하를 만나고 난 다음, 이제 파타고니아가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절경을 찾아 길을 떠난다. 오늘 향하는 곳은 안데스 산맥의 아름다운 자연을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1박 2일간의 엘 찰텐(El Chalten) 트레킹. 그야말로 산 넘고 물.. 2011. 6. 11.